소설 번역(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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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8: 버트랜드 러셀,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12. 애정" (5)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글쓴이ㆍ버트랜드 러셀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영상 출처: 1 & 2 & BONUS) 제12 장: 애정 한 개인에게 있어 열정이 부족한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그 사람이 사랑받지 못한다는 점이며 이와 정반대로 어떤 이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그 무엇보다 많은 열정을 생성할 수 있다. 개인이 사랑받지 못 한다고 느끼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텐데, 스스로를 몹시 지독하게 평가하는 탓에 다른 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일이란 불가능한 일이라고 판단하거나; 어렸을 때 다른 아이들이 받은 사랑보다 사랑을 덜 받았거나; 아니면 그냥 단지 실제로 아무도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마 그 공통적인 뿌리에는 어렸을 때 맞이한 불행으로 인해 낮게 ..
2021.08.15 -
#034: The Rah Band, "Clouds Across the Moon"
"Good evening, this is the intergalactic operator, can I help you?" “안녕하십니까, 은하계 교환원 전화 받았습니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Yes, I'm trying to reach flight commander, P. R. Johnson, on Mars, flight 2-4-7" “네, 저는 화성에 살고있는 P. R. 존슨과 대화하고 싶은데요. 그이는 우주선 조종사구요, 전담 우주선 번호는 2-4-7번이예요.” "Very well, hold on, please. You’re through" “알았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연결됐습니다" "Thank you, operator" “감사합니다, 선생님" Hi, darlin'. How are y..
2021.08.13 -
#028: 리차드 코넬, "가장 위험한 사냥감" (완)
가장 위험한 사냥감 글쓴이ㆍ리차드 코넬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4 자로프 장군은 방금 한 말은 잊어달라는 듯이 손짓을 하며 말을 건넸다. “아이반이 선생님께 사냥 복장과 음식, 그리고 칼을 챙겨드릴 것입니다. 모카신 재질의 신발을 신으시는 것을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그래야 자국이 덜 남게 될 테니까요. 섬의 동남쪽에 위치한 큰 늪지대도 피하시는 편이 좋을 거예요. 저희끼리는 ‘죽음의 늪’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거기 일대가 퀵샌드거든요. 한 번은 어느 바보 같은 놈이 말을 안 듣고 그 쪽으로 간 적이 있습니다. 근데 슬프게도 라자루스가 그 놈을 따라갔죠. 선생님이라면 제 심정을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저는 라자루스를 매우 사랑했거든요... 무리에서 가장 괜찮은 사..
2021.07.25 -
#027: 리차드 코넬, "가장 위험한 사냥감” (3)
가장 위험한 사냥감 글쓴이ㆍ리차드 코넬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3 “저기요! 저길 보세요!” 장군은 으슥한 어둠으로 그득한 정글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레인스포드의 눈에는 오로지 검은색 어둠만 보일 뿐이었지만 장군이 버튼 하나를 누르자 이내 곧 저 멀리 바다까지 환한 불빛들이 일렬로 켜졌다. 장군은 멍한 표정의 레인스포드를 바라보며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유일하게 바깥과 연결되는 물길입니다, 불빛이 드리운 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시에는 살이 찢겨 나갈 정도로 날카로운 암초가 떼를 지어 바다괴물처럼 입을 떡 벌리고 숨어있는 구역으로 넘어가게 되어버리죠. 암초의 날은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해서 배들을 마주쳐도 제가 이 호두를 부시듯이 손쉽게 부숴버리곤 합니다.”..
2021.07.22 -
#026: 리차드 코넬, "가장 위험한 사냥감” (2)
가장 위험한 사냥감 글쓴이ㆍ리차드 코넬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2 악수를 제안한 남성을 보며 레인스포드의 머릿속에 바로 든 생각은 그가 말도 안 되게 잘생겼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 레인스포드에게 든 생각은 장군의 얼굴에는 무언가 굉장히 독창적인, 너무도 특이해서 거의 이상할 정도의 기운이 서려있다는 점이었다. 키가 큰 장군이 중년의 나이가 지났을 거라는 사실은 선명하게 새하얀 그의 머릿결을 통해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썹과 콧수염만큼은 마치 레인스포드가 뚫고 와야만 했던 정글의 밤처럼 칠흑같이 어두운 검정이었다. 마찬가지로 시꺼먼 그의 눈에서는 굉장한 광채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의 광대뼈, 높은 콧대, 주로 명령을 내리는 사람에게 어울릴 법한 어두..
2021.07.20 -
#025: 리차드 코넬, "가장 위험한 사냥감” (1)
가장 위험한 게임 글쓴이ㆍ리차드 코넬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1 "저어기. 저기로 좀 가다보면 곧 커다란 섬이 나올거야,” 휘트니가 말했다. "거기를 둘러싼 으스스한 얘기가 꽤 있는 모양이던데.” "무슨 섬이길래 그래?” 레인스포드가 물었다. "오래된 항해일지에 의하면 함정을 파두고 배를 잡아먹는 섬이라고 해서 쉽 트랩 아일랜드(Ship Trap Island)라고 부른대,” 휘트니가 답했다. "뭔가 이름부터 찝찝하지 않아? 내가 아는 항해사들은 하나같이 이상할 정도로 저 섬을 두려워 해.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만… 그냥 시시한 미신 같은 거면 좋겠어.” "여기선 보이지 않는데,” 레인스포드가 답했다. 요트 위에 똑바로 선 남자는 손끝으로 만져질 정도로 두껍고 후덥지근한..
2021.07.17 -
#024: F. 스콧 피츠제럴드, "이치에 맞는 일" (완)
이치에 맞는 일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사진 출처) Part 4 이듬해에도 무더운 9월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테네시의 어느 도시, 구릿빛으로 피부를 바짝 태운 청년이 기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그는 긴장한듯이 주변을 둘러보고 역에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 안심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남자는 택시를 타고 도시에서 가장 좋다고 알려진 호텔로 도착했고 페루에서도 여전히 쓰고 있는 그의 이름, 조지 오켈리 밑으로 예약된 방에 만족스럽다는 듯이 입장했다. 그는 몇 분간 창가에 앉아 익숙한 거리들을 내려다보았다.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떨리는 그의 손은 전화기로 향했고 그는 조심스럽게 기억을 따라 번호를 눌렀다. “혹시 존퀼이 집에 있나요?” “제가 존퀼인데요.” “아…” 불안..
2021.07.14 -
#022: F. 스콧 피츠제럴드, "이치에 맞는 일" (2)
이치에 맞는 일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Part 2 지금 기차역 플랫폼 위에서 조지를 발견하고 달려오는 여인의 이름은 존퀼 캐리였다. 조지는 일생동안 그녀의 얼굴처럼 예쁘고 연약해 보이는 건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조지를 향해 양팔을 벌려 그의 키스를 기다린다는 듯이 입술을 쭉 내밀고 서있었다. 영화같은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그녀가 갑자기, 그리고 조심스럽게 조지의 팔을 놓고 약간 부끄러운 눈치로 주변을 살피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녀의 뒤에는 조지보다 어려보이는 두 명의 남자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쪽은 크래독씨, 그리고 이쪽은 홀트씨,” 존퀼은 명랑하게 두 남자를 소개해주었다. “저번에 놀러왔을 때 서로 만난 적 있을거야.” 키스에서 갑작스러운 지인소개로 전환되는 상황을 찝찝해하던..
2021.07.08 -
#021: F. 스콧 피츠제럴드, "이치에 맞는 일" (1)
이치에 맞는 일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Part 1 여느 때와 같이 미합중국의 중대한 점심시간이었다. 조지 오켈리는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황급히 자신의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무실에 있는 그 누구도 그가 조급하다는 사실을 알아채서는 아니된다. 사람들은 조지가 ‘성공은 주변환경에 달려있다'는 명언을 따라 청소하고 있다고 생각해야지, 정작 그의 관심이 칠백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 가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도 안 된다. 드디어 빌딩에서 나오게 된 조지는 주변 눈치를 볼 새도 없이 이를 꽉 물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달리면서 힐끗대던 정오의 햇빛은 타임 스퀘어에 느릿느릿 길게 늘어진 채로 쉬고있는 사람들을 감싸주고 있었다. 거리의 관중은 살짝이 위를 올려다보며 봄향기가 담긴 공기를..
2021.07.06 -
#018: W. W. 제이콥스, "원숭이 손" (1)
원숭이 손 글쓴이ㆍW. W. 제이콥스 번역ㆍ오성진 Part 1 모든 것이 기분 나쁠 정도로 차갑게 젖어있는 밤. 래버냄 빌라, 블라인드가 모두 열려있는 거실만큼은 바깥과 다르게 벽난로속 불꽃이 환하게 타오르며 따뜻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체스경기가 한창이었는데 그중 아버지는 게임이 조금 더 박진감 넘치길 바랬는지 자신의 왕을 굉장히 날카롭고 위험한 지역에 계속해서 밀어넣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구석 벽난로 앞에서 평화로이 바느질을 하던 늙은 여인이 그에게 나무라듯이 한마디 던질 정도였다.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은 화이트씨. 아들이 실수가 벌어진 현장을 발견하지 못 하게 주의를 산만하게 하려는 어설픈 노력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바람소리를 잘 들어보렴." “듣고 ..
2021.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