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비문학(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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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무라카미의 책을 읽을 때 당신이 읽고 있는 사람
무라카미의 책을 읽을 때 당신이 읽고 있는 사람 © dpa picture alliance / Alamy / The Atlantic 글ㆍRowan Hisayo Buchanan 번역ㆍ오성진 2020년 4월 7일 *그의 번역된 초기작들은 새로운 형식의 이야기들을 전세계 대중 앞에 데려와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인물을 베스트 셀러 작가로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책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여느 상품들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소설가들은 아이폰이 아니다. 새로운 작가가 등장한다고 해서 지난 날의 작가들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샐리 루니를 향한 사랑이 아무리 강한들, 그녀의 등장으로 오스카 와일드는 한물 지나간 과거의 인물이라고 치부할 이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엠마 클라인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그녀가 조앤 디디온..
2022.08.21 -
#82. Yes, Virginia. There is a Santa Claus. (1897)
Yes, Virginia. There is a Santa Claus. (1897) 그래, 버지니아. 산타 클로스 할아버지는 정말로 계시단다. (1897) 글 제공 · PDR (Public Domain Review) 영한 번역 · 오성진 1897년 어느 날, 뉴욕 맨하탄의 북서쪽에서 검시관의 조수로 근무하던 Dr. 필립 오한론Dr. Philip O'Hanlon은 8살 딸에 어느 질문 하나를 듣게 된다. 그 질문은 바로 부모라면 한번씩 꼭 듣게된다는 산타 클로스가 정말로 있냐는 질문이었다. 필립은 답변을 미루기 위해 머리를 썼다. 그는 버지니아에게 뉴욕에 가장 저명한 신문사중 하나였던 '더 선'에게 질문을 적어 보내보라고 타이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더 선' 신문에서 그렇다고 하면 그런거지 ..
2022.08.09 -
#079. 광주시립미술관(GMA), 광주 & San Antonio 자매도시 40주년 기념전 전시 서문 및 작가 소개문
(출처: 광주시청각자료실 홈페이지) [원문] 1982년 광주와 샌안토니오시는 자매결연을 맺은 후 4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로 도와주고 교류하며 우정을 이어왔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에서는 샌안토니오 루미나리축제에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광주 작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광주의 근교에 위치한 소쇄원을 모티브로 한 정자가 샌안토니오의 공원에 세워졌다, 2019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설치한 샌안토니오 작가의 작품은 오늘도 광주의 밤 한켠을 밝히고 있다, 샌안토니오와 자매결연을 맺을 당시 광주는 무고한 시민들이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당했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직후로서,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광주를 친구로 맞아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나눠 준 샌안토니오시의 우정에 ..
2022.07.03 -
#078. 장범규, "미국 프로젝트"用 국힙 아티스트들 소개글
(소개짤 출처) 글쓴이 · 장범규 번역 · 오성진 *어차피 곧있으면 영상에 다 나올 것이기 때문에 나로 정리된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하고 블로그에는 따로 수정없이 퇴고도 거치지 않은 이 버전의 글만 올리는 식으로 하겠다. 얼른 번역 신인상 공모전을 준비해야 하거든. 래원 원래 래원은 감성적인,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가사에 담곤 했지만, 오디션 경연에서 보여줬던 재미있는 가사들과 이미지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그에 집중한 음악을 주로 만들고 있다. 주로 청각적인 쾌감에 집중하여 말이 되지 않는 단어들만 라이밍해서 나열하는데, 그 단어들이 너무 뜬금없어서 오히려 재미있고 또한 10, 20대들이 많이 알고 있는 밈들을 잘 표현해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몇몇 힙합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이런..
2022.05.18 -
#075. 장범규, 내가 당신 앞에 서있는 이유
[한글 원문] [“화원”] 나는 한국에 있는 대구라는 도시 속 작은 촌 마을 화원에서 자랐다. 화원은 내가 좋아하는 갱스터 힙합 음악 가사 속 배경처럼 총으로 사람이 죽고 마약에 물들여있는 그런 위험한 동네는 아니었지만 문화적인 것들관 거리가 멀고 낙후되어 있는 시골 마을이었고 여기선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 친구들 그 누구도 나에게 꿈이 뭔지?, 삶의 의미와 같은 것에 대해 물어보거나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준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중학생이던 장범규가 우연히 접하게 된 라디오 쇼와 힙합 음악은 내게 “꿈”에 대해서 그리고 멋있는 남자에 대해 알려줬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내가 당시에 그들의 이야기를 다 받아들일 순 없었지만 그들의 진솔한, 삶에 관한 이야기들로 인해 더 큰 세상을 향한 궁금증을 가지게 ..
2022.04.06 -
#073. 애니 딜라드, "족제비처럼 살자"
Living Like Weasels 족제비처럼 살자 글쓴이ㆍ애니 딜라드(Annie Dillard)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I. 족제비는 영 제멋대로인 동물이다. 족제비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다. 족제비는 지하소굴에서 꼬리로 얼굴을 덮은 채 잠에 든다. 가끔씩은 이틀동안 소굴 속에서 생활할 때도 있다. 소굴 바깥에서 족제비는 토끼, 사향쥐, 새를 쫓아다니며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양보다 많은 동물들을 사냥해 소굴까지 시체를 끌고 온다. 본능에 충실한 족제비들은 사냥감의 목덜미를 물어 경정맥을 끊거나 두개골을 물어 뇌를 부숴버린다. 족제비는 한 번 물은 사냥감을 놓아주는 법이 없다. 자연을 사랑하던 어느 사람의 일화이다. 이 사람은 방울뱀마냥 자신의 손 깊은 곳까지..
2022.03.28 -
#072. 요즘 학원에서 한다는 "과제", SAMPLE #01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어쩐지 번역량은 늘었다고 적어는 놨다만 정작 번역물의 개수가 왜 늘지 않는지 아무 설명이 없었습니다. 번역록에는 간간이 적어두긴 했지만 제가 현재 번역 학원 두 군데를 다니고 있는데 여기서 내주는 과제나 작업들도 전부 번역하는 시간으로 상정하고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원에서 번역하게 되는 작품들은 보통 자유 이용 저작물이 아닌 경우가 많아 이 블로그에 올리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어떤 식으로, 어떤 텍스트들을 작업하는지 기록 정도는 해두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샘플로 이번에 한 번역본 하나만 올려두겠습니다. 앞으로 학원 두 군데 모두 이개월 정도 남았는데 응원해주세요. (…)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라고 한다면 여러가지를 떠올릴 수 있었..
2022.01.26 -
#067: 에리히 프롬, "사랑이라는 이름의 예술, Page 22-38"
The Art of Loving 사랑이라는 이름의 예술 글쓴이 · Erich Fromm 번역 · 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ge 22 - 38 (...) 사랑은 수동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정 영향 같은 개념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행하면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즉 사랑은 “그 안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직접 들어가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사랑의 활동적인 성격은 근본적으로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닌, 바로 주는 데에 있다는 점을 통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준다는 것은 어떤걸까? 쉬워 보일지도 모르는 질문이지만 사실 준다는 행위가 무엇인지,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그 안에 애매한 부분들과 복잡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무언가를 준다는 행위가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2022.01.01 -
#066: The Public Domain Review, "더 남쪽으로: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에드거 앨런 포와 아서 고든 핌의 대칭적 관계"
더 남쪽으로 :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에드거 앨런 포와 아서 고든 핌의 대칭적 관계 글쓴이 · 존 트렉(John Tresch) 번역 · 오성진 발간일 · 2021년 6월 16일 (표지 사진 출처) 1838년, 미국에서 남해를 향해 탐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던 당시, 에드거 앨런 포는 남쪽으로의 탐방을 모방한 소설을 출간했다. 존 트렉은 포의 소설에서 묘사된 남쪽으로의 기묘한 여행을 설명하며, 이 기이한 여정 안에 담긴 의미를 고찰해본다. 1853년, 매튜 폰테인 마우리(Matthe Fountaine Maury)가 남태평양을 기록한 파일럿 차트에서의 세부요소. — 자료 출처. 1837년 5월, 미국 경제에 갑작스러운 제동이 걸리면서 전국적인 공황을 자아냈으며 마틴 밴 뷰렌(Martin Va..
2021.12.23 -
#063: 발터 벤야민, "번역가의 진정한 역할" (完)
The Task of the Translator 번역가의 진정한 역할 글쓴이ㆍ발터 벤야민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3 번역가의 역할을 위와 같은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번역가에게 과연 올바른 길이란 어떤 길일지, 훨씬 더 애매하고 이해불가한 형태로 보인다. 실제로 순수 언어의 씨앗을 번역이라는 형식 안에 심어다가 온전히 클 때까지 기다리는 일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생각해보자, 한 문서에 담긴 메세지를 재생산해내는 과정이 더이상 날카롭게 처리될 수 없는 경지에서 멈춰버린다면 이러한 끝을 전제로 하는 기반으로 세워진 땅에, 그 안에 어떤 씨앗이 있다고 한들,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것은 시간 문제 아닌가? 이 질문을 회의적인 시선을 통해서 바라본다면, 번역에게 있어 앞..
20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