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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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제2 장" (2)
위대한 개츠비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2 나는 하는 수 없다는 듯이 그들을 따라가기로 했다. 택시는 158번가에 길고 하얀 케이크 한 조각 처럼 생겨난 한 건물 앞에 멈춰 섰다. 윌슨 여사는 마치 자신이 살던 동네로 오랜만에 돌아온 왕족처럼 주변을 한 번 훑어보더니 강아지는 한 쪽 팔에, 다른 쪽 팔에는 오늘 구매한 여러가지가 든 가방들이 들린 채로 위풍당당하게 건물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맥키 부부한테 올라오라고 해야겠어요,”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안에서 머틸이 말했다, “물론 그리고 제 여동생도 부를거예요.” 건물에 제일 윗층에 있는 그녀의 집에는 작은 거실, 작은 다이닝 룸, 작은 침실 하나, 그리고 작은 욕실 하나가 있었다. 거실에는..
2021.10.05 -
#051: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제2 장" (1)
위대한 개츠비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제2 장 Part 1 웨스트 에그와 뉴욕에 중간쯤, 마치 차도가 버려진 땅을 피하려고 몸부림이라도 치는 것 마냥 사백 미터 남짓되는 거리 동안 철로에 들러붙는 구간이 있다. 이 곳은 바로 잿더미가 자라나는 협곡이다, 잿가루들은 곡식처럼 산등성이와 경사로 위에 자라나며 집과 굴뚝, 그 곳에서 흘러나오는 연기, 그리고 굉장한 노력 끝에 겨우겨우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변했다가도 바람에 날려 흩뿌려진다. 가끔씩 줄줄이 달리는 회색 차들이 보이지 않는 차도 위를 따라 기어다니다 소름끼치도록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멈춰 설 때가 있다. 그 후에는 차에서 회색빛 삽들을 들고있는 잿빛 사나이들이 튀어나와 도무지 안을 볼..
2021.10.01 -
#050: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제1 장" (완)
위대한 개츠비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3 베이커 양과 나는 아무 의미도 담기지 않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난 말이라도 건네보려고 입을 열었지만 베이커 양은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게 “쉿!”하고 경고 신호를 보냈다. 방안에서는 들릴듯 말듯한 대화소리가 흘러나왔고 베이커 양은 창피하지도 않은지 소리를 엿듣기 위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웅얼거리던 소리는 한자리에서 만나 고조되었고, 또 다시 낮아지다가도 확 커졌다가 일순간에 약속한듯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내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말했던 개츠비라는 사람, 실은 제 이웃이…” “이야기하지 마세요. 무슨 말이 오가고 있는지 듣고 싶단 말이예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나는 무고한 ..
2021.09.26 -
#049: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제1 장" (2)
위대한 개츠비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2 톰의 목소리는 그의 외관이 뿜어내는 아우라와 어긋나는 일 없이 낮고 거칠었다. 톰의 내뱉는 말들에는 어딘가 가부장적인 증오심 비스무리한 감정이 담겨있었는데, 그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느낌이 전달되었고 대학교 시절엔 바로 그 점 때문에 그를 싫어하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자자, 내가 말한대로만 진행될거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고,”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내가 너보다 더 강하고, 더 남성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이야.” 우리는 학생회 생활을 같이 한 적이 있었는데, 비록 톰과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지만 난 언제나 그가 나를 인정해주고 나로 하여금 톰만의 거칠고 고집스러운 열정이 섞인..
2021.09.25 -
#048: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제1 장" (1)
위대한 개츠비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그녀를 감동시킬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황금 모자를 써라. 높이 뛸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녀를 위해서도 높이 뛰어봐라. 그녀가 “내 사랑, 황금 모자를 쓰고 높이도 뛸 수 있는 내 사랑, 난 당신을 가져야만 겠어요!”라고 외칠 때 까지. -토마스 파케 딘빌리에즈 (THOMAS PARKE D’INVILLIERS) 제1 장 내가 지금보다 더 어리고 나약했던 시절, 아버지께서는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을 맴맴 돌고 있게 된 조언 하나를 건네주셨다.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이 들거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에게 주어졌던 모든 혜택을 누려온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렴.” 아버지께서는 그 외..
2021.09.22 -
#047: 샬롯 퍼킨슨 길먼, "누런 벽지" (완)
누런 벽지 글쓴이ㆍ샬롯 길먼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3 요즘엔 전보다 훨씬 더 재밌는 나날들을 보내는 중이야. 이젠 내게도 뭔가 기대할 만한게 생겼거든, 고대하면서 바라볼 만한 무언가 말이야. 요즘엔 존 말대로 정말 식욕도 많이 좋아졌고 전보다도 많이 조용해졌어. 존은 내 상태가 나아지는걸 보는게 그렇게 좋은가 봐! 요번에는 혼자 웃더니, 나한테 벽지가 있는데도 내 상태가 많이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하더라. 난 대꾸도 안 하고 웃기만 했지. 존한테 내가 나아지고 있는 이유가 사실은 바로 그 벽지 때문이라고 밝힐 필요는 없잖아, 말해봤자 비웃기만 할텐데 뭘. 어쩌면 날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어. 이젠 벽지 안에서 뭔가를 찾기 전에는 이 곳을 떠나고 싶지도..
2021.09.13 -
#046: 샬롯 퍼킨슨 길먼, "누런 벽지" (2)
누런 벽지 글쓴이ㆍ샬롯 길먼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2 어느새 7월 4일(독립기념일)이 지났어! 사람들이 다 가고 나니 진이 다 빠져버린 것만 같아. 존이 나를 보고 사람들을 좀 만나보는게 어떻겠냐고 하길래 일주일 정도 엄마랑, 넬리, 그리고 아이들을 보러 다녀오기도 했어. 물론 가서도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이젠 제니가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거든. 그런데도 몸이 영 피곤한건 똑같았어. 존은 내 상태가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가을에 웨어 미첼(Weir Mitchell)선생한테 날 보내버리겠다고 해. 거기에 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어. 그 사람한테 진단을 받아본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친구 말로는 그 사람이 존이나 내 오빠보다 심하면 더 심했지, 다를 건 하나도 없다..
2021.09.10 -
#045: 샬롯 퍼킨슨 길먼, "누런 벽지" (1)
누런 벽지 글쓴이ㆍ샬롯 길먼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1 존과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역사적 가치가 묻어나는 멋진 건물에서 여름을 보내는 일이 흔치는 않을거야.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맨션일지, 귀족들 사이에서 대대로 전해져온 사유지일지, - 나에겐 그저 귀신 들린 집처럼 보이지만 - 나로선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여기서 로맨틱한 분위기까지 더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쨌든 여기에 무언가 이상한 기운이 있단 점 만큼은 부정하지 못할 것 같아.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싼값에 팔릴 수 있었을까? 그리고 왜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거주하는 사람이 없었을 수 있을까? 내가 이런 생각을 내비칠 때마다 존은 비웃지만 뭐 어쩌겠어, 이 정도는 모든 이들이 결혼에서 겪는 과..
2021.09.07 -
#044: Kanye West, "Violent Crimes"
Fallin', dreamin', talkin' in your sleep 너가 잠에 빠지고, 꿈을 꾸고, 이야기를 할 때 I know you want to cry all night, all night 너가 오늘 밤 내내 울고 싶다는 것 쯤은 잘 알아 Plottin', schemin', finding 음모를 꾸미고, 되도 않는 계획을 꾸미고, 또 찾고 Reason to defend all of your violent nights 전부 너에게 폭력적인 이 밤들을 지킬 수 있는 이유들을 위해서 말이지 Promise me you will see 너가 결국엔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약속해줘 Don't you grow up in a hurry, your mom'll be worried, aw 너무 급하게 자라지만 말..
2021.09.01 -
#043: 버트랜드 러셀,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17. 행복한 사람" (마지막)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글쓴이ㆍ버트랜드 러셀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영상 출처: 1 & 2) 제17 장: 행복한 사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의 일부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 처럼, 외부 환경에, 또 나머지 일부는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 이 책은 바로 후자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으며 책을 통해 독자들이 환경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행복을 위한 조리법은 사실 굉장히 간단하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 여기엔 앞서 언급했던 크러치 씨(Mr. Krutch)를 뺄 수 없겠는데 - 행복이란 종교적인 유형의 규칙이나 신조가 없이 만들어내기 절대로 불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불행의 뿌..
2021.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