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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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Kanye West, Never See Me Again
2007년 11월 10일, 어머니 돈다 웨스트(Donda West)의 부고 소식 이후 불안정한 상태로 활동을 이어가던 칸예 웨스트는 2009년 9월 13일, 개최된 VMA 시상식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수상 소식과 함께 무대에 뛰어 올라가 "테일러, 당신이 대단한 것은 존중하지만 이 상은 비욘세의 것이야"라며 외쳤다. 당시 칸예 웨스트는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밝힌 바가 있었다. 그 이후로—불과 십몇년 전이지만 당시 인터넷 문화는 지금의 것과 크기가 달라 조롱할 대상을 대하는 태도가 현재보다 극심했다—전세계의 화살을 맞으며 고통을 받던 칸예 웨스트는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일본으로 떠난다. 일본에서 지내던 그는 유키코 오카다岡田 有希子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유키코 오카다는 당..
2022.08.07 -
#80. Haruki Murakami(村上春樹), The Year of Spaghetti
The Year of Spaghetti 스파게티의 해 글쓴이 · Haruki Murakami 일영 번역 · Philip Gabriel 영한 번역 · 오성진 (이미지 출처) 천-구백-칠십-일년은 스파게티의 해였다. 1971년에 나는 살기 위해 스파게티를 만들었고, 스파게티를 만들기 위해 살았다. 냄비에서 끓어오르는 연기는 나의 자부심이자 즐거움이었고, 소스팬에서 보글보글 졸여지는 토마토 소스는 내 삶의 위대한 희망이었다. 나는 주방용품 전문점에 가서 주방용 타이머와 독일 셰퍼드가 들어갈 정도로 커다란 알루미늄 냄비를 사고, 외국인을 주로 상대하는 슈퍼마켓을 돌아다니며 이상한 이름의 양념 재료들을 구했다. 추가로 토마토 한 다발과 함께 서점에서 파스타 요리책도 한 권 샀다. 손에 넣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
2022.08.04 -
#079. 광주시립미술관(GMA), 광주 & San Antonio 자매도시 40주년 기념전 전시 서문 및 작가 소개문
(출처: 광주시청각자료실 홈페이지) [원문] 1982년 광주와 샌안토니오시는 자매결연을 맺은 후 4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로 도와주고 교류하며 우정을 이어왔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에서는 샌안토니오 루미나리축제에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광주 작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광주의 근교에 위치한 소쇄원을 모티브로 한 정자가 샌안토니오의 공원에 세워졌다, 2019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설치한 샌안토니오 작가의 작품은 오늘도 광주의 밤 한켠을 밝히고 있다, 샌안토니오와 자매결연을 맺을 당시 광주는 무고한 시민들이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당했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직후로서,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광주를 친구로 맞아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나눠 준 샌안토니오시의 우정에 ..
2022.07.03 -
#078. 장범규, "미국 프로젝트"用 국힙 아티스트들 소개글
(소개짤 출처) 글쓴이 · 장범규 번역 · 오성진 *어차피 곧있으면 영상에 다 나올 것이기 때문에 나로 정리된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하고 블로그에는 따로 수정없이 퇴고도 거치지 않은 이 버전의 글만 올리는 식으로 하겠다. 얼른 번역 신인상 공모전을 준비해야 하거든. 래원 원래 래원은 감성적인,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가사에 담곤 했지만, 오디션 경연에서 보여줬던 재미있는 가사들과 이미지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그에 집중한 음악을 주로 만들고 있다. 주로 청각적인 쾌감에 집중하여 말이 되지 않는 단어들만 라이밍해서 나열하는데, 그 단어들이 너무 뜬금없어서 오히려 재미있고 또한 10, 20대들이 많이 알고 있는 밈들을 잘 표현해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몇몇 힙합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이런..
2022.05.18 -
#077. 오성진, 국힙 가사 한영 번역 종합 선물 세트
'힙합 보부상'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범규가 미국에 가서 한국 힙합을 알릴 컨텐츠를 찍을 계획이라고, 한국 힙합 노래 가사들을 선정해주면 번역을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작업을 한 지가 얼마나 됐는지는 나도 까먹고 있다가 이제서야 구글 닥스 수정 기록을 확인해보니 2월 6일 부터 작업을 했더라. 참, 미국 다녀와서 잘 되면 좋은 키보드 하나 사주기로 했는데 범규가 꼭 잘됐으면 좋겠다. 가사는 막상 옮겨놓으니 볼드체나 여러 설정들이 구글 닥스에서 티스토리로 그대로 옮겨지지가 않고 글자만 옮겨지는 바람에 하나하나 다시 한국어 가사는 볼드체로 입혀주고 뮤비 영상도 가져오려고 해봤다. 30분이 지났는데도 6개밖에 못하면서 이게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나머지는 앞으로 하루에 ..
2022.05.11 -
#076.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럼에도 태양은 오른다: 제6 장
The Sun Also Rises 그럼에도 태양은 오른다 글쓴이 · Ernest Hemingway 번역 · 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 제6 장 - 저녁 다섯시, 나는 크릴론 호텔 로비에서 브렛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도 나타나지 않는 그녀를 기다리며 나는 자리에 앉아 편지를 썼다. 그닥 만족스러운 편지는 아니었지만 크릴론 호텔 로비 종이에 적혀있으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어줄만한 내용이었다.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봐도 브렛이 끝까지 나타나지 않길래 바로 지하로 내려가 그곳에서 일하는 조지와 함께 잭 로즈를 마셨다. 바에도 브렛은 없었다. 나가는 길에 다시 한 번 그녀를 찾아 로비를 훑어보고 셀렉트 카페를 향해 택시를 탔다. 센느를 지나던 길에 바지선들을 줄줄이 견인한 채로 빠..
2022.04.16 -
#075. 장범규, 내가 당신 앞에 서있는 이유
[한글 원문] [“화원”] 나는 한국에 있는 대구라는 도시 속 작은 촌 마을 화원에서 자랐다. 화원은 내가 좋아하는 갱스터 힙합 음악 가사 속 배경처럼 총으로 사람이 죽고 마약에 물들여있는 그런 위험한 동네는 아니었지만 문화적인 것들관 거리가 멀고 낙후되어 있는 시골 마을이었고 여기선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 친구들 그 누구도 나에게 꿈이 뭔지?, 삶의 의미와 같은 것에 대해 물어보거나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준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중학생이던 장범규가 우연히 접하게 된 라디오 쇼와 힙합 음악은 내게 “꿈”에 대해서 그리고 멋있는 남자에 대해 알려줬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내가 당시에 그들의 이야기를 다 받아들일 순 없었지만 그들의 진솔한, 삶에 관한 이야기들로 인해 더 큰 세상을 향한 궁금증을 가지게 ..
2022.04.06 -
#074.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럼에도 태양은 오른다: 제5 장
The Sun Also Rises 그럼에도 태양은 오른다 글쓴이 · Ernest Hemingway 번역 · 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 제5 장 - 아침에 나는 커피와 브리오쉬를 먹으러 수플러 가로 걸어갔다. 꽤 괜찮은 아침이었다. 더운 날, 이른 아침 특유의 좋은 기운이 공기 중에 돌고 있었다.다 난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고 담배 한 대를 태웠다. 시장에서 걸어온 꽃가게 아가씨들은 오늘 들어온 식물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학생들은 법학대학을 향해 위쪽으로, 아니면 소르본 건물을 향해 아래쪽으로 걸어갔다. 그 외로도 일하러 가는 사람들과 트램들로 온거리가 북적였다. 나는 S 버스 뒷편에 올라타 마들렌까지 갔다. 그 곳에서 카푸신 거리 위를 걸어 오페라를 지나 내 사무실까지 ..
2022.04.01 -
#073. 애니 딜라드, "족제비처럼 살자"
Living Like Weasels 족제비처럼 살자 글쓴이ㆍ애니 딜라드(Annie Dillard)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I. 족제비는 영 제멋대로인 동물이다. 족제비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다. 족제비는 지하소굴에서 꼬리로 얼굴을 덮은 채 잠에 든다. 가끔씩은 이틀동안 소굴 속에서 생활할 때도 있다. 소굴 바깥에서 족제비는 토끼, 사향쥐, 새를 쫓아다니며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양보다 많은 동물들을 사냥해 소굴까지 시체를 끌고 온다. 본능에 충실한 족제비들은 사냥감의 목덜미를 물어 경정맥을 끊거나 두개골을 물어 뇌를 부숴버린다. 족제비는 한 번 물은 사냥감을 놓아주는 법이 없다. 자연을 사랑하던 어느 사람의 일화이다. 이 사람은 방울뱀마냥 자신의 손 깊은 곳까지..
2022.03.28 -
#072. 요즘 학원에서 한다는 "과제", SAMPLE #01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어쩐지 번역량은 늘었다고 적어는 놨다만 정작 번역물의 개수가 왜 늘지 않는지 아무 설명이 없었습니다. 번역록에는 간간이 적어두긴 했지만 제가 현재 번역 학원 두 군데를 다니고 있는데 여기서 내주는 과제나 작업들도 전부 번역하는 시간으로 상정하고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원에서 번역하게 되는 작품들은 보통 자유 이용 저작물이 아닌 경우가 많아 이 블로그에 올리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어떤 식으로, 어떤 텍스트들을 작업하는지 기록 정도는 해두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샘플로 이번에 한 번역본 하나만 올려두겠습니다. 앞으로 학원 두 군데 모두 이개월 정도 남았는데 응원해주세요. (…)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라고 한다면 여러가지를 떠올릴 수 있었..
202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