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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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 F. 스콧 피츠제럴드, "이치에 맞는 일" (1)
이치에 맞는 일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Part 1 여느 때와 같이 미합중국의 중대한 점심시간이었다. 조지 오켈리는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황급히 자신의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무실에 있는 그 누구도 그가 조급하다는 사실을 알아채서는 아니된다. 사람들은 조지가 ‘성공은 주변환경에 달려있다'는 명언을 따라 청소하고 있다고 생각해야지, 정작 그의 관심이 칠백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 가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도 안 된다. 드디어 빌딩에서 나오게 된 조지는 주변 눈치를 볼 새도 없이 이를 꽉 물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달리면서 힐끗대던 정오의 햇빛은 타임 스퀘어에 느릿느릿 길게 늘어진 채로 쉬고있는 사람들을 감싸주고 있었다. 거리의 관중은 살짝이 위를 올려다보며 봄향기가 담긴 공기를..
2021.07.06 -
#019: W. W. 제이콥스, "원숭이 손" (2)
원숭이 손 글쓴이ㆍW. W. 제이콥스 번역ㆍ오성진 (그림 출처) Part 2 다음 날 아침, 허버트는 한껏 겨울스러운 햇빛이 아침상 위에 내려앉은 광경을 바라보며 앉아있었다. 그는 문득 어제 두려움에 빠져 침대로 달려가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헛웃음을 터뜨렸다. 부엌엔 어제는 자리하지 않았던, 수상할 정도로 단조로운 공기가 공중에 나돌고 있었다. 원사가 놓고 간 물건은 어제 허버트가 던져둔 탁자 위에, 여전히 더럽고 쪼그라든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원숭이 손의 초라해보이는 모습은 그 안에 영적인 힘이 깃들어있다는 이야기의 신빙성을 한없이 떨어뜨렸다. “늙은 퇴역 군인들은 다 똑같나 보구나,” 가장 먼저 부엌의 적막을 깨트린 인물은 화이트 부인이었다. “그렇게 허무맹랑한 소리를 한참이나 듣고 ..
2021.07.03 -
#018: W. W. 제이콥스, "원숭이 손" (1)
원숭이 손 글쓴이ㆍW. W. 제이콥스 번역ㆍ오성진 Part 1 모든 것이 기분 나쁠 정도로 차갑게 젖어있는 밤. 래버냄 빌라, 블라인드가 모두 열려있는 거실만큼은 바깥과 다르게 벽난로속 불꽃이 환하게 타오르며 따뜻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체스경기가 한창이었는데 그중 아버지는 게임이 조금 더 박진감 넘치길 바랬는지 자신의 왕을 굉장히 날카롭고 위험한 지역에 계속해서 밀어넣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구석 벽난로 앞에서 평화로이 바느질을 하던 늙은 여인이 그에게 나무라듯이 한마디 던질 정도였다.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은 화이트씨. 아들이 실수가 벌어진 현장을 발견하지 못 하게 주의를 산만하게 하려는 어설픈 노력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바람소리를 잘 들어보렴." “듣고 ..
2021.07.01 -
#017: 커트 보네것, "2 B R 0 2 B" (완)
2 B R 0 2 B 글쓴이ㆍ커트 보네것 번역ㆍ오성진 Part 2 로라 던칸이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녀가 그렇게나 우러러본다던 히츠 박사가 대기실에 등장했는데, 그의 키는 210센티미터는 족히 넘었다. 박사는 세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쥐었으며 이루어낸 성과가 상상을 초월하고 삶의 즐거움으로 가득한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아우라를 세차게 뿜어 내는 바람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던칸 씨, 던칸 씨!” 히츠 박사는 밝게 외치며 농담을 던졌다. “여기서 뭐하시고 계신가요? 여기는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는 곳이 아니라 바로 세상에 입장하는 곳인데요!” “제가 박사님과 같은 그림 안에 들어갈 거라고 해요,” 그녀가 수줍게 말했다. “그거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네요!..
2021.06.27 -
#011: The Public Domain Review, "1895년, 블랙 아메리카"
1895년, 블랙 아메리카 글쓴이ㆍ도로시 베리(Dorothy Berry) 번역ㆍ오성진 뉴욕, 브루클린 공원, 1895년, 뜨거운 여름. 그 곳 목화밭에서는 오백 명에 달하는 흑인 노동자들이 과거 노예들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었다. 도로시 베리(Dorothy Berry)는 이번 에세이를 통해 ‘블랙 아메리카(Black America)’ 가 미국 흑인 역사의 괴상하고 복잡한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종차별적인 사회에서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이란 과연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할 지, 그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원문 게시일ㆍ2021년 2월 24일 1895년 6월 29일 발행된 일러스트레이티드 아메리칸(Illustrated American)에 실린 전시회, ‘블랙 아메리카(Black America)’ 출연자들의 사진— ..
2021.06.01 -
#010: The Public Domain Review, "게임은 여전히 진행중: 세계사와 보드게임"
게임은 진행중: 역사의 의미와 보드게임 글쓴이ㆍ 알렉스 안드리스(Alex Andriesse) 번역ㆍ오성진 "플레이어들중 말을 종착지까지 가장 먼저 데려가는 사람이 우승한다." 이러한 포맷은 18세기 19세기 고대 보드게임의 전형적인 형식이었다. 본에세이의 필자, 알렉스 안드리스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사상과 국가의 가치관이 어떻게 게임말들을 통해 보드위에 되살아나는지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원문 게시일ㆍ2014년 2월 21일 일만 년전, 신석기 시대 때, 그러니까 사람들이 도자기를 만들지도 못 하던 때 사람들은 납작한 돌판에 두 줄 이상의 구멍들을 파놓고 게임을 즐기곤 했다. 3,000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 고대 이집트가 초기왕조시대에 이르렀을 땐 보드게임은 상형문자를 통해 나타나기도 했는데, ..
2021.05.24 -
#009: The Public Domain Review, "미국을 싸웠던 복서, 존 설리반"
미국을 싸웠던 복서, 존 설리반 글쓴이ㆍ크리스토퍼 클라인(Christopher Klein) 번역ㆍ오성진 1883년, 아일랜드계 미국인이자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 존 설리반(John L. Sullivan)은 전무했던 미국 전역 투어를 돌며 온국민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가 내건 상금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그는 그와 링 위에서 맞서 싸우면서 4라운드를 버텨내기. 크리스토퍼 클라인(Christopher Klein)은 본에세이에서 존 설리반의 굉장한 여정, 그리고 대중 언론과 철도의 발전이 그가 미국 최초의 스포츠 슈퍼스타가 되는데 과연 어떻게 기여했는지 탐구해본다. 원문 게시일ㆍ2014년 1월 13일 그림 출처 사람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깊은 바다가 존 설리반(John L. Sullivan)의 번쩍번쩍한 술로..
2021.05.21 -
플레이리스트
매일 번역하면서 느낀 바를 적기만 한다면 뭔가 심심하겠단 생각에 어쩌다보니 느낀 바와 함께 좋아하는 음악을 같이 올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루치 번역 작업이 끝나고 무슨 음악을 올릴지, 오늘은 무슨 색깔의 배경으로 올릴지 고민하는 시간이 꽤 좋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따로 들으려고 지금껏 올린 음악들을 모아다가 플레이리스트를 한 번 만들어봤는데 혹시 스포티파이를 쓰신다면 같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플레이리스트를 여기에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ENJOY! 👨🏻💻❤️🔥 The Pineapple Dishwasher · Playlist · 374 songs open.spotify.com 모두 건강하세요, 오성진 드림 (P.S. 아, 추가로 요건 제가 만든 플레이리스트 중에 또다른 애들인데 제목에 ..
2021.05.18 -
#008: The Public Domain Review, "고래잡이의 미학:난터켓 고래잡이 배에서 발견된 항해일지 속에서 숨어있던 그림들"
고래잡이의 미학: 난터켓 고래잡이 배에서 발견된 항해일지 속에서 숨어있던 그림들 글쓴이ㆍ제시카 보열(Jessica Boyall) 번역ㆍ오성진 19세기의 고래잡이는 잔인무도했다. 그 곳엔 고래 지방기름과 피가 넘쳐났으며 안타깝게 죽어나가는 생명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고래가 나타났다!(there she blows!)” 하고 미친듯이 외쳐대는 사이, 선원들에게는 새로운 것을 창작할 시간 또한 충분했다. 제시카 보열은 본에세이에서 난터켓(Nantucket)선의 고래잡이꾼들이 남긴 항해일지와 일기를 들여다보며 그들의 그림들을 탐구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원문 게시일ㆍ2021년 1월 13일 그림 출처 케이프 코드(Cape Cod, Massachusetts)에서 대략 30마일 정도 떨어진 섬 난터켓(Nantuc..
2021.05.14 -
#005: The Public Domain Review, "F.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해 하고 싶은 몇 가지 이야기"
F.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해 하고 싶은 몇 가지 이야기 글쓴이 ㆍ스캇 도날드슨(Scott Donaldson) 번역ㆍ오성진 문학(...그리고 자유 이용 저작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2011년을 기준으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문서의 저작재산권이 소멸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몇 없을 것이다. 작가의 전기, '풀 포 러브: F. Scott Fitzgerald'(Fool For Love: Scott Fitzgerald)를 출판한 스콧 도날드슨(Scott Donaldson)이 피츠제럴드를 감싸고 도는 전설 속 잘못 알려진 상식, 그리고 그의 삶과 작품에서 여자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밝혀낸다. 발간일ㆍ2011년 09월 26일 만약 ‘에드거 앨런 포’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미국 문학사에서 스콧 피..
202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