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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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7
1) 오늘의 할 일: ‘Picturing Scent’ 번역 이어서 하기. (왠만하면 오늘 끝내는 걸로.) 2) 오늘은 주말이라 작업실에 아무도 없으니까 노래는 안 들으면서 번역 진행. - 효율성 비교 및 체크 3) 너무 졸리고 주말인데 이러고 앉아있는게 너무 억울해서 결국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을 들으면서 하는 쪽으로 내 자신과 타협을 했다. 4) 열두시에 자리에 앉았는데 집중이 안돼서 친구랑 카페 갔다가 누나랑 카페 갔다가, 결국 다시 앉으니 저녁 아홉시. 이런 적이 처음이라 당황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뭐. 5) 아자. 6) 휴, 겨우 했네. 이 정도로 ‘시간을 채운다는 느낌'으로 작업한 적이 아마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왜 이렇게 집중이 안 됐지? (...라고는 하지만 대충 이유는 알 것 같기도.) ..
2021.08.07 -
#031: 버트랜드 러셀,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4. 지루함과 흥분감" (3)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글쓴이ㆍ버트랜드 러셀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영상 출처) 제4 장: 지루함과 흥분감 모든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탑재되어있는 ‘지루함’이란 개념은 실제 문제의 크기 보다 훨씬 덜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전세계 역사 속에서 가장 많은 동기부여를 한 요소 중에 지루함이 빠질 수는 없다. 지루함은 인간 고유의 감정으로 보이는데, 이는 종종 어딘가에 갇혀있는 동물이 지쳐있거나 같은 자리를 반복해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야 볼 수 있겠지만 태초에 주어진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은 지루함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감정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주로 동물들은 적이 언제 올지 경계를 하거나 음식을 찾아야 하며 시간이 남더라도 때로는 성교를 하며 때로는 따뜻한..
2021.08.03 -
#030: 버트랜드 러셀,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1. 무엇이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가?" (2)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글쓴이ㆍ버트랜드 러셀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제1 장: 무엇이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가? 동물들은, 건강과 음식 문제만 해결된다면, 금세 행복한 상태에 도달한다. 반면에 현대 인간들은 모두 행복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느끼면서도 정작 그 상태에 도달한 사람은 많이 없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현재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당신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닐 것이다. 반대로, 만약 당신이 행복하다면 과연 주변에 당신과 비슷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봐라. 질문에 답을 구했다면 앞으로 표정을 읽는 방법을 잘 터득해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감정을 읽을 수 있도록 힘을 기르도록 해라. 내가 만나는 모든 ..
2021.07.29 -
#029: 버트랜드 러셀,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0. 서문 및 목차" (1)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글쓴이ㆍ버트랜드 러셀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영상 출처) 내 생각엔 동물과 함께 사는 삶도 괜찮을 것만 같다, 동물들은 하나같이 평화로우며 자족적이다. 나는 가만히 서서 길고 긴 시간 동안 동물들을 바라보곤 한다. 동물들은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성화를 내거나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동물들은 어두운 방 한 켠에 깨어있는 채로 누워서 지금껏 범해버린 죄목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지도 않는다. 동물들은 신을 위한 의무를 다하는 삶에 관하여 이야기를 늘어놓음으로써 나로 하여금 구역질이 나게 하지도 않는다. 그들 중 어느 하나 불만족스러워 하는 경우가 없으며 소유욕에 잡아먹혀 미쳐버리는 경우는 더더욱이 없다. 한 동물이 다른 동물에게 무릎을 꿇는 일 또한 없으며 그렇기..
2021.07.26 -
#028: 리차드 코넬, "가장 위험한 사냥감" (완)
가장 위험한 사냥감 글쓴이ㆍ리차드 코넬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4 자로프 장군은 방금 한 말은 잊어달라는 듯이 손짓을 하며 말을 건넸다. “아이반이 선생님께 사냥 복장과 음식, 그리고 칼을 챙겨드릴 것입니다. 모카신 재질의 신발을 신으시는 것을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그래야 자국이 덜 남게 될 테니까요. 섬의 동남쪽에 위치한 큰 늪지대도 피하시는 편이 좋을 거예요. 저희끼리는 ‘죽음의 늪’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거기 일대가 퀵샌드거든요. 한 번은 어느 바보 같은 놈이 말을 안 듣고 그 쪽으로 간 적이 있습니다. 근데 슬프게도 라자루스가 그 놈을 따라갔죠. 선생님이라면 제 심정을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저는 라자루스를 매우 사랑했거든요... 무리에서 가장 괜찮은 사..
2021.07.25 -
#027: 리차드 코넬, "가장 위험한 사냥감” (3)
가장 위험한 사냥감 글쓴이ㆍ리차드 코넬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3 “저기요! 저길 보세요!” 장군은 으슥한 어둠으로 그득한 정글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레인스포드의 눈에는 오로지 검은색 어둠만 보일 뿐이었지만 장군이 버튼 하나를 누르자 이내 곧 저 멀리 바다까지 환한 불빛들이 일렬로 켜졌다. 장군은 멍한 표정의 레인스포드를 바라보며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유일하게 바깥과 연결되는 물길입니다, 불빛이 드리운 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시에는 살이 찢겨 나갈 정도로 날카로운 암초가 떼를 지어 바다괴물처럼 입을 떡 벌리고 숨어있는 구역으로 넘어가게 되어버리죠. 암초의 날은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해서 배들을 마주쳐도 제가 이 호두를 부시듯이 손쉽게 부숴버리곤 합니다.”..
2021.07.22 -
#026: 리차드 코넬, "가장 위험한 사냥감” (2)
가장 위험한 사냥감 글쓴이ㆍ리차드 코넬 번역ㆍ오성진 (표지 사진 출처 / 본문 사진 출처) Part 2 악수를 제안한 남성을 보며 레인스포드의 머릿속에 바로 든 생각은 그가 말도 안 되게 잘생겼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 레인스포드에게 든 생각은 장군의 얼굴에는 무언가 굉장히 독창적인, 너무도 특이해서 거의 이상할 정도의 기운이 서려있다는 점이었다. 키가 큰 장군이 중년의 나이가 지났을 거라는 사실은 선명하게 새하얀 그의 머릿결을 통해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썹과 콧수염만큼은 마치 레인스포드가 뚫고 와야만 했던 정글의 밤처럼 칠흑같이 어두운 검정이었다. 마찬가지로 시꺼먼 그의 눈에서는 굉장한 광채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의 광대뼈, 높은 콧대, 주로 명령을 내리는 사람에게 어울릴 법한 어두..
2021.07.20 -
#024: F. 스콧 피츠제럴드, "이치에 맞는 일" (완)
이치에 맞는 일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사진 출처) Part 4 이듬해에도 무더운 9월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테네시의 어느 도시, 구릿빛으로 피부를 바짝 태운 청년이 기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그는 긴장한듯이 주변을 둘러보고 역에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 안심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남자는 택시를 타고 도시에서 가장 좋다고 알려진 호텔로 도착했고 페루에서도 여전히 쓰고 있는 그의 이름, 조지 오켈리 밑으로 예약된 방에 만족스럽다는 듯이 입장했다. 그는 몇 분간 창가에 앉아 익숙한 거리들을 내려다보았다.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떨리는 그의 손은 전화기로 향했고 그는 조심스럽게 기억을 따라 번호를 눌렀다. “혹시 존퀼이 집에 있나요?” “제가 존퀼인데요.” “아…” 불안..
2021.07.14 -
#023: F. 스콧 피츠제럴드, "이치에 맞는 일" (3)
이치에 맞는 일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사진 출처) Part 3 상황이 극에 달한 건순간은 다음날 둘 사이에 오간 열기 가득한 설전 중에 찾아왔다. 두 사람 모두 서로의 본심은 어떤 것일지 제멋대로 판단했지만 둘 중 존퀼은 그들에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조금 더 되어있는 편이었다. “지금처럼 계속 살아갈 수 없는 건 너도 잘 알잖아,” 그녀가 상심에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너 스스로도 너가 얼마나 보험회사에서 일하기 싫어하는지, 그리고 그 일을 진짜 일처럼 받아들이고 그 회사에서 잘 해낼 수도 없다는 거, 너도 알지 않아?” “그게 문제가 아니야,” 남자는 고집스럽게 말했다, “단지 혼자서 일하는게 싫을 뿐이야. 너가 나와 결혼하고 함께 뉴욕에서 살아준다면 난 모든지 잘 ..
2021.07.09 -
#022: F. 스콧 피츠제럴드, "이치에 맞는 일" (2)
이치에 맞는 일 글쓴이ㆍF. 스콧 피츠제럴드 번역ㆍ오성진 Part 2 지금 기차역 플랫폼 위에서 조지를 발견하고 달려오는 여인의 이름은 존퀼 캐리였다. 조지는 일생동안 그녀의 얼굴처럼 예쁘고 연약해 보이는 건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조지를 향해 양팔을 벌려 그의 키스를 기다린다는 듯이 입술을 쭉 내밀고 서있었다. 영화같은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그녀가 갑자기, 그리고 조심스럽게 조지의 팔을 놓고 약간 부끄러운 눈치로 주변을 살피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녀의 뒤에는 조지보다 어려보이는 두 명의 남자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쪽은 크래독씨, 그리고 이쪽은 홀트씨,” 존퀼은 명랑하게 두 남자를 소개해주었다. “저번에 놀러왔을 때 서로 만난 적 있을거야.” 키스에서 갑작스러운 지인소개로 전환되는 상황을 찝찝해하던..
2021.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