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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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커트 보네것, "2 B R 0 2 B" (완)
2 B R 0 2 B 글쓴이ㆍ커트 보네것 번역ㆍ오성진 Part 2 로라 던칸이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녀가 그렇게나 우러러본다던 히츠 박사가 대기실에 등장했는데, 그의 키는 210센티미터는 족히 넘었다. 박사는 세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쥐었으며 이루어낸 성과가 상상을 초월하고 삶의 즐거움으로 가득한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아우라를 세차게 뿜어 내는 바람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던칸 씨, 던칸 씨!” 히츠 박사는 밝게 외치며 농담을 던졌다. “여기서 뭐하시고 계신가요? 여기는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는 곳이 아니라 바로 세상에 입장하는 곳인데요!” “제가 박사님과 같은 그림 안에 들어갈 거라고 해요,” 그녀가 수줍게 말했다. “그거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네요!..
2021.06.27 -
#015: 어니스트 헤밍웨이, "나의 아버지" (완)
나의 아버지 글쓴이ㆍ어니스트 헤밍웨이 번역ㆍ오성진 Part3 나의 아버지는 그 레이스를 통해 많은 돈을 벌게 되셨고 그래서인지 아버지와 내가 파리로 놀러가는 횟수가 점점 잦아졌다. 트랑블레에서 경기를 마치고 메종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지는 우리를 파리 한가운데 세워달라고 하셨고 그 길로 우리는 자연스레 카페 드 라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곤 했다. 파리의 카페에 가만히 앉아있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전구를 주무르면 화들짝 뛰는 요상한 토끼들을 파는 남성들이 걸어오면 나의 아버지는 그들과 농담을 주고받곤 하셨다. 아버지는 영어를 하시는 것 만큼 불어로도 유창하게 말할 줄 아셨는데 아버지와 비슷하게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들은 아버지가 그들과 같은 타입이라는 사실을 늘 기가 막히게..
2021.06.20 -
#014: 어니스트 헤밍웨이, "나의 아버지" (2)
나의 아버지 글쓴이ㆍ어니스트 헤밍웨이 번역ㆍ오성진 Part 2 이른 아침 파리에서 우리를 처음으로 맞아준 것은 길고 더러운 기차역이었고 아버지는 그곳이 파리의 게어 드 리옹역이라고 알려주었다. 파리도 밀란처럼 상당히 큰 도시였는데, 되돌아보면 밀란의 모든 사람과 트램은 어딘가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 부딪히는 일이 없었다. 그에 반해 파리는 모든 움직이는 것들이 한데 뒤엉켜 서로를 괴롭히고 있는 것처럼만 보였다. 물론 나로서는 파리의 그러한 복잡함이 싫지는 않았다,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경마 레이스 코스까지 있다니 더더욱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도시였다. 아마 난장판 덩어리에서 튀어나온 버스가 목적성 없이 제일 가까이에 있는 또다른 난장판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식의 불규칙성 속 규칙성..
2021.06.17 -
#013: 어니스트 헤밍웨이, "나의 아버지" (1)
나의 아버지 글쓴이ㆍ어니스트 헤밍웨이 번역ㆍ오성진 Part 1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뚱뚱한, 그러니까 흔히 볼 수 있는 누우면 굴러갈 것만 같을 정도로 뚱뚱한, 사람치고 나의 아버지는 그래도 제법 봐줄만 했던 것 같다. 당신의 말년을 제외하고, 아버지께서는 평생동안 그 정도로 살이 붙은 적이 없었다. 조금 살집이 있었던 말년의 아버지마저 어차피 말을 타고 간단한 장애물 넘기만 하셨기 때문에 당시 몸상태는 별로 문제되지 않았다. 아직도 져지 몇 벌 위에 고무 셔츠, 그리고 커다란 스웻셔츠를 입고 정오가 되기 전에 땡볕으로 나를 끌고나가 함께 달리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훤하다. 아버지는 새벽 네 시쯤 토리노에서 돌아오던 아버지는 라조의 말들 중 한 마리를 데리고 모든 것에 이슬이 서릴 때까지 달리셨다. 시..
2021.06.14 -
#011: The Public Domain Review, "1895년, 블랙 아메리카"
1895년, 블랙 아메리카 글쓴이ㆍ도로시 베리(Dorothy Berry) 번역ㆍ오성진 뉴욕, 브루클린 공원, 1895년, 뜨거운 여름. 그 곳 목화밭에서는 오백 명에 달하는 흑인 노동자들이 과거 노예들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었다. 도로시 베리(Dorothy Berry)는 이번 에세이를 통해 ‘블랙 아메리카(Black America)’ 가 미국 흑인 역사의 괴상하고 복잡한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종차별적인 사회에서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이란 과연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할 지, 그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원문 게시일ㆍ2021년 2월 24일 1895년 6월 29일 발행된 일러스트레이티드 아메리칸(Illustrated American)에 실린 전시회, ‘블랙 아메리카(Black America)’ 출연자들의 사진— ..
2021.06.01 -
#010: The Public Domain Review, "게임은 여전히 진행중: 세계사와 보드게임"
게임은 진행중: 역사의 의미와 보드게임 글쓴이ㆍ 알렉스 안드리스(Alex Andriesse) 번역ㆍ오성진 "플레이어들중 말을 종착지까지 가장 먼저 데려가는 사람이 우승한다." 이러한 포맷은 18세기 19세기 고대 보드게임의 전형적인 형식이었다. 본에세이의 필자, 알렉스 안드리스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사상과 국가의 가치관이 어떻게 게임말들을 통해 보드위에 되살아나는지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원문 게시일ㆍ2014년 2월 21일 일만 년전, 신석기 시대 때, 그러니까 사람들이 도자기를 만들지도 못 하던 때 사람들은 납작한 돌판에 두 줄 이상의 구멍들을 파놓고 게임을 즐기곤 했다. 3,000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 고대 이집트가 초기왕조시대에 이르렀을 땐 보드게임은 상형문자를 통해 나타나기도 했는데, ..
2021.05.24 -
#009: The Public Domain Review, "미국을 싸웠던 복서, 존 설리반"
미국을 싸웠던 복서, 존 설리반 글쓴이ㆍ크리스토퍼 클라인(Christopher Klein) 번역ㆍ오성진 1883년, 아일랜드계 미국인이자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 존 설리반(John L. Sullivan)은 전무했던 미국 전역 투어를 돌며 온국민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가 내건 상금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그는 그와 링 위에서 맞서 싸우면서 4라운드를 버텨내기. 크리스토퍼 클라인(Christopher Klein)은 본에세이에서 존 설리반의 굉장한 여정, 그리고 대중 언론과 철도의 발전이 그가 미국 최초의 스포츠 슈퍼스타가 되는데 과연 어떻게 기여했는지 탐구해본다. 원문 게시일ㆍ2014년 1월 13일 그림 출처 사람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깊은 바다가 존 설리반(John L. Sullivan)의 번쩍번쩍한 술로..
2021.05.21 -
#008: The Public Domain Review, "고래잡이의 미학:난터켓 고래잡이 배에서 발견된 항해일지 속에서 숨어있던 그림들"
고래잡이의 미학: 난터켓 고래잡이 배에서 발견된 항해일지 속에서 숨어있던 그림들 글쓴이ㆍ제시카 보열(Jessica Boyall) 번역ㆍ오성진 19세기의 고래잡이는 잔인무도했다. 그 곳엔 고래 지방기름과 피가 넘쳐났으며 안타깝게 죽어나가는 생명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고래가 나타났다!(there she blows!)” 하고 미친듯이 외쳐대는 사이, 선원들에게는 새로운 것을 창작할 시간 또한 충분했다. 제시카 보열은 본에세이에서 난터켓(Nantucket)선의 고래잡이꾼들이 남긴 항해일지와 일기를 들여다보며 그들의 그림들을 탐구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원문 게시일ㆍ2021년 1월 13일 그림 출처 케이프 코드(Cape Cod, Massachusetts)에서 대략 30마일 정도 떨어진 섬 난터켓(Nantuc..
2021.05.14 -
#007: The Public Domain Review, “짐승의 자국”:조지 왕조 시대의 영국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백신 반대 운동
“짐승의 자국”: 조지 왕조 시대의 영국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백신 반대 운동 글쓴이ㆍ에리카 아이젠(Erica X Eisen) 번역ㆍ오성진 얼굴이 황소처럼 변해버린 아이들, 뿔이 자라나는 성인 여성들, 그리고 분열된 정신. 이 모든 것은 천연두에 대항하여 에드워드 제너가 개발한 백신의 뒤를 따라다니던 말들이었다. 에리카 아이젠(Erica X Eisen)은 사상 최초의 ‘안티백서’(Anti-vaxxer, *역주: 백신 반대 주의자)를 소개해주며 백신에 처음 쓰인 바카(*역주: 라틴어로 ‘소'를 의미하는 ‘Vacca’는 백신의 어원이 되었고 그 이유는 밑에 이야기를 읽으면 알 수 있다), 그 단어가 어떻게 소와 연결지어졌는지, 또 왜 당시 백신에는 짐승과 비슷해지는 부작용이 들어있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는지 ..
2021.05.10 -
#006: The Public Domain Review, "흑사병과 페트라크:역병의 시대의 사랑, 우정, 죽음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흑사병과 페트라크: 역병의 시대의 사랑, 우정, 죽음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글쓴이ㆍ폴라 핀드렌(Paula Findlen) 번역ㆍ오성진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학자였던 프란체스코 페트라크(Francesco Petrarch)는 역사상 가장 위험했다고 일컬어지는 흑사병, 그러니까 유라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2억명이란 사상자가 발생한 14세기를 살아냈다. 편지들과 더불어 그가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준 페트카르 특유의 문서들을 통해 폴라 핀드렌(Paula Findlen)은 그가 어떻게 시간을 기록하고 당대를 향한 경의를 표하며 사랑하는 사람들 중 숨을 거둔 이들을 두고 애도하는지 탐구하며 이를 통해 이 기록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 원문 게시일ㆍ2020년 6월..
2021.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