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7. 18:40ㆍ번역/문학 (소설)
나의 아버지
글쓴이ㆍ어니스트 헤밍웨이
번역ㆍ오성진
Part 2
이른 아침 파리에서 우리를 처음으로 맞아준 것은 길고 더러운 기차역이었고 아버지는 그곳이 파리의 게어 드 리옹역이라고 알려주었다. 파리도 밀란처럼 상당히 큰 도시였는데, 되돌아보면 밀란의 모든 사람과 트램은 어딘가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 부딪히는 일이 없었다. 그에 반해 파리는 모든 움직이는 것들이 한데 뒤엉켜 서로를 괴롭히고 있는 것처럼만 보였다. 물론 나로서는 파리의 그러한 복잡함이 싫지는 않았다,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경마 레이스 코스까지 있다니 더더욱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도시였다. 아마 난장판 덩어리에서 튀어나온 버스가 목적성 없이 제일 가까이에 있는 또다른 난장판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식의 불규칙성 속 규칙성, 그것이야말로 파리라는 도시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파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도시를 제대로 음미할 기회는 없었다. 왜냐하면 메종에서 거주하던 나와 아버지는 파리에 주에 한 번, 많아야 두 번만 드나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파리에 갈 때면 아버지는 언제나 친구들과 함께 제일 복잡하다면 복잡한 오페라가 있는 쪽, 카페 드 라페에 자리잡고 앉아 수다를 떠셨기 때문에 파리의 이면은 볼 기회가 잘 없었던 것은 맞다. 그래도 하나만 덧붙이자면, 파리같은 큰 도시에 갤러리아(Galleria, *역주: 유리 지붕으로 된 넓은 통로나 안뜰 또는 상점가) 하나 없다는게 실망이긴 했다.
어쨌든 아버지와 나는 메종-라피트(Maisons-Lafitte, *2. 파리와 가까이에 위치한 작은 도시)라는 도시에 살았다. 메종은 아버지의 동료들중 샹티에 거주하는 몇몇을 빼고는, 하숙집을 운영하던 마이어씨을 포함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살고 있던 도시였다. 내 생에 살아본 곳중 메종이란 도시는 가장 근사한 동네였다. 동네 자체에는 딱히 굉장할 것은 없었지만 그곳엔 강이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하루종일 뛰놀던 근사한 풀숲, 나를 포함한 꼬마들, 그리고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새총이 있었다. 우리는 새총으로 많은 걸 잡기도 했는데 잡아본 것중 가장 큰 건 까치였다. 한 번은 꼬맹이 딕 앳킨슨이 그 새총으로 토끼를 잡기도 했다. 우리는 쓰러진 토끼를 나무 밑에 뉘어두고 쪼그린 채로 둘러앉았는데 딕이 어디선가 훔쳐온 담배 몇 대를 꺼내려고 하던 짧은 사이에 토끼는 깡총 뛰어 풀숲으로 도망갔다. 아이들과 함께 뛰어가봤지만 한 번 도망간 토끼는 다시는 찾을 수 없었다. 지금 떠올려봐도 메종에서 생긴 즐거운 경험은 참 많기도 많았다. 마이어 아줌마는 아침마다 내게 점심 도시락을 싸주셨는데 그 도시락을 들고 온종일 숲속에서 놀다보면 하루가 금세 흘러버리는 것이었다. 아, 그리고 불어를 말하는 법도 금세 배웠다. 불어란 언어는 참 단순하다.
나의 아버지가 메종에 도착하자마자 처음으로 한 일은 밀란에 승마 자격증을 보내달라는 편지를 부치는 것이었다. 아버지께서는 실제로 밀란에서 자격증이 올 때까지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몇 날 며칠을 보내셨다. 아버지는 메종의 카페 드 파리에 동료들과 앉아 시간을 자주 보내셨는데 그 때 같이 시간을 보낸 동료들은 전쟁이 있기도 전 아버지와 메종에 함께 살던 인물들이라고 알려주셨다. 기수들이 마구간에서 보는 업무는 오전 아홉시면 모두 끝나기 때문에 그렇게 앉아서 보낼 시간이 많으셨던 것 같다. 아침 5:30, 기수들은 첫 말 무리를 이끌고 뛰고, 아침 여덟시가 되면 두 번째 무리를 이끌고 달렸다. 즉 기수들은 하나같이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 삶을 살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누군가와 계약을 한 상태로 승마를 하는 자키들은 술을 마시며 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기수가 아직 어리다면 교육자가 그의 옆에 붙어 자키의 생활을 지켜보았고 기수가 어리지 않다면 스스로를 감시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수가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는 왠만하면 카페 드 파리에 동료들과 앉아 베르무트(Vermouth, *3. 와인의 한 종류)나 셀처(Seltzer, *4. 탄산수)를 앞에 두고 두세시간은 기본으로 수다를 떨거나 당구를 즐기며 여가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거의 밀란의 클럽이나 갤러리아를 보는 것만 같았는데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카페 드 파리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지나다니며 테이블 주변에 사람들이 바글거렸다는 점이었다.
아, 다시 자격증 이야기를 해보자면 아버지는 자격증을 밀란에서 잘 전달 받으셨다. 그들은 별말없이 아버지에게 증을 보내주었고 아버지는 자격증을 이용해 일찍이 몇 번이나 기수로서 경마장에 드나들기도 하셨다. 아버지가 말을 타실 수 있던 곳은 당시 아미앵과 같은 북부 끝 도시나 아니면 메종처럼 굉장히 먼 곳 뿐이었는데 아버지는 그에 대해 딱히 별 불만이 없으신 것 같았다. 모든 이들이 아버지에게 호감을 가졌고 내가 정오 즈음에 카페에 들어설 때면 나의 아버지께서 누군가와 술을 마시고 있는 장면을 늘 볼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이제서야 처음으로 경기에서 돈을 따본 젊은 기수들과 달리 아버지는 목에 빳빳하게 힘을 주지 않으셨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조지 번즈를 놀리실 때마다 아버지가 쓰신 표현에 따르면 그랬다. 하지만 정작 아버지에게 더이상 말을 끌고 달릴 기회를 주는 이들은 잘 없었다.
기수들이 어디로 향하든 우리는 메종에서 차를 끌고 그 뒤를 쫓아갔는데, 이게 또 가장 재미있는 추억이라면 그렇기도 했다. 여름이 지나 도빌에서 말들이 돌아올 때면 난 언제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건 설령 승마 시즌이 시작해서 더이상 풀숲에서 뛰어놀 수 없다고 하더라도 좋은 소식이었다. 차를 타고 앙기앵, 트랑블레, 세인트 클라우드에 위치한 경기장으로 가서 감독석 아니면 기수석에서 말들을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동료들과 함께 경기장을 다니는 경험을 통해서 레이싱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될 수 있다는 건 행운이었고 더더욱 좋았던 것은 이와 같은 일들이 매일 벌어졌다는 것이다.
세인트 클라우드에서의 기억도 난다. 하루는 마권 한 장당 이십만 프랑에 팔려나가던 어마어마한 규모의 레이스가 잡혔다. 총 일곱마리가 출전하는 경기였는데 그중 ‘차르’라는 말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난 아버지와 몰래 패덕(paddock, *6: 말을 넣어 두는 작은 방목장)으로 들어가 말들을 구경했는데, 여태까지도 그 날 봤던 말들보다 아름다운 짐승을 볼 수 없었다. 그 중에서도 웅장한 크기의 노란색 말이었던 차르는 오로지 달리기만을 위해 태어난 것만 같은, 능가할 수 없을만한 단순한 멋이 깃들어져있었다. 기수가 차르를 끌고 패덕 주변을 계속해서 돌았는데 차르가 나를 지나칠 때면 몇 번이고 내 안이 텅 비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차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그렇게 다른 잔목적 하나 없이 뛰기만을 위해 태어난 것 같이 생긴 말은 그 전후로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차르는 약물을 주입하거나 이상한 수를 써둔 몇몇 말들과 달리 마치 말끔한 정신으로 자신이 정확히 뭘 해야하는지 꿰뚫고 있는 것 마냥 처럼 발걸음 하나하나에 신중을 다했고 그 발걸음에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패덕을 나온 이후에는 관중의 수가 너무 많아 차르의 발이나 노란색 몸만 몇 번 볼 수 있었을 뿐 좀처럼 차르의 몸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던 찰나에 아버지가 일어나셨다. 아버지는 군중 사이를 뚫고 발걸음을 옮기셨고 나는 당연스레 아버지 뒤를 쫓아 걸었다. 기수의 드레싱룸 앞에서 아버지는 멈추셨지만 거기에도 마찬가지로 관중이 너무 많이 몰려있어서 차르를 보기 힘들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드레싱룸 앞에 서있던 직원과 몇 마디 나누시더니 나를 이끌고 기수들이 장비와 복장을 갖추고 있는 드레싱룸 안으로 들어가셨다. 안에서 기수들은 부츠를 신고, 승마용 셔츠에 머리를 집어넣고 있었고, 바깥에 서있는 관중들은 후덥지근하고 땀과 로션 냄새로 뒤범벅인 방 안을 흥분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는 막 바지를 갈아입던 참인 조지 가드너의 곁에 가서 자연스럽게 앉았다. “이번에도 약물을 쓰진 않았겠지?” 아버지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톤으로 농담을 던졌다. 어차피 조지가 아버지가 원하는 정보를 말해주거나 말해주지 않거나, 경우의 수가 두 가지 뿐이었기 때문에 일을 크게 만들 필요가 없단 생각이 드셨던 것 같다.
“차르를 너무 믿지마,” 조지는 바지 버튼을 잠그면서 아버지쪽으로 고개를 숙여 굉장히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럼 누가 이길 것 같은데?” 아버지도 조지 쪽으로 몸을 굽히고 조용하게 말하셨다. 그렇게 나를 제외하고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대화가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커큐빈,” 조지가 입을 열었다, “내 말이 맞게 되면 내 마권도 몇 장 챙겨 줘.”
아버지는 황급히 다시 원래 목소리로 조지에게 농담조로 이야기했고 조지도 허리를 피면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조심하라고, 내가 말한 말에다 걸어봤자 망할게 뻔하잖아”라며 애써 평범한 목소리로 되받아쳤다. 그리고 우리는 얼빠진 얼굴로 돈을 늘려다줄 황금빛 생명체를 넋놓고 바라보는 군중 사이를 헤쳐나왔다. 난 아버지와 조지 사이의 대화에서 뭔가 수상함을 느꼈는데 그것은 바로 조지가 차르의 기수였기 때문이었다.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에 아버지는 경마 정보가 적힌 누런색 종이를 집었고 그 안에는 차르 두 배, 세피스도트 세 배, 그리고 다섯 칸 더 내려가면 보이는 커큐빈은 무려 여덟 배의 배당금이 걸려있다고 적혀있었다. 아버지는 커큐빈의 승에 천 프랑의 보증금과 함께 오천 프랑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거셨다. 그 후, 우리는 그랜드스탠드(grandstand, *7: 야외 경기장의 지붕이 씌워져 있는 관람석)의 뒷편을 통해 계단을 올라 자리를 잡고 경기를 관람할 준비를 마쳤다.
비좁은 공간에 앉아 무더운 스탠드에서 처음 본 것은 길다란 코트, 길다란 회색 모자, 그리고 손에는 길다란 채찍을 휘감은 남성이 트랙 위로 걸어나오는 장면이었다. 이후로 기수들을 등에 태운 말들이 한 마리씩, 고삐를 들고 있는 스테이블 보이(stable boy, *7: 마구간[말 훈련소]에서 일하는 사람)를 따라 나이든 회색 모자 할아버지 뒤를 쫓아걸었다. 근사한 노란 말 차르가 제일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그냥 보면 그닥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차르의 길다란 다리와 움직이는 방식을 보고 난 뒤에는 모든 이가 다르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암만 다시 생각해도 차르같은 말은 지금까지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방금 짧은 대화를 나눈 조지가 차르를 타고 있었는데, 둘은 매우 천천히 서커스 마스터 처럼 생긴 회색 모자를 따라 걸었다. 햇빛 밑에 아름다운 금빛 털을 자랑하던 차르 뒤에는 잘 생긴 머리가 달린 검은색 말과 그 말 위에 올라탄 토미 아키발드가 등장했다. 그리고 근사한 다섯 마리의 다른 말들이 줄줄이 나타나 그랜드스탠드를 지나 각자 제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아버지는 두 번째로 등장한 검은색 말이 커큐빈이라고 짚어주셨고 난 아버지의 손가락을 따라 커큐빈을 자세히 관찰했다. 커큐빈은 분명히 멋이 있는 말이었지만 암만 그래도 차르가 지닌 멋과는 비교하지는 못하겠다고 혼자서 생각했다.
차르가 지나갈 때 관람석에 앉아있는 모두가 소리 높여 응원했고 그럴 때면 차르는 그에 부응이라도 하듯 근사한 금색빛 털을 뽐냈다. 말들에게 모든 관중을 향해 인사라도 시키듯 트랙 위 풀밭을 시작점에서 저 끝까지 짚고 한 바퀴 돌면서 서커스 마스터는 스테이블 보이들에게 각 말을 이끌고 경기 시작점에 데려가도록 시켰다.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을 땐 대기선에 서있던 말들은 온데간데 없었다. 고개를 돌아보니 말들은 이미 트랙 위 저 멀리 뛰어가고 있었고 너무 멀어서 말들이 전부 조그만 장난감 모형같아 보일 정도였다. 난 망원경을 들고 경기를 열심히 관람했는데 차르는 꽤 뒤쪽에서 달리던 갈색 말 한 마리 옆에서 페이스를 맞춰 뛰고 있었다. 만화 캐릭터 마냥 빠르게 달리던 말들은 금세 한 바퀴를 돌아 우리 앞을 지나고 있었고 차르는 그 때도 뒷편에서, 커큐빈은 앞쪽에서 여유로이 달리고 있었다. 정말이지, 말들이 내 앞을 순식간에 스쳐간 뒤에 하나의 점으로 보일 때까지 점점 멀어지고 작아지다가 다시 슝하고 내 앞을 지나가기를 지켜볼 때면 이미 작은 심장이 조금씩 조금씩 더 졸아들면서 경기가 끝날 때 쯤엔 터질 것 같은 지경까지 이르렀다. 드디어 모든 말들이 마지막 바퀴를 뛸 때였다. 이 커큐빈이라는 놈이 다른 말들을 제치고 일등으로 달리고 있었다. 모두 어딘가에 홀린 것 같은 표정으로 “차르"를 외쳤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계속해서 발로 바닥을 치며 소리를 냈다. 그 때 내 망원경에 노란색 무언가가 포착되었는데 바로 제일 뒷편에 있었던 차르가 다른 말들을 한 마리씩 제끼며 굉장한 속도로 달려 나가는 모습이었다. 관중들은 계속해서 “차르"를 외치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세상 어떤 검은 말보다 빠르게 달리며 기수가 사정없이 채찍을 내리치고 있던 커큐빈 뒤까지 차르가 금새 따라잡았다. 차르는 긴 목을 최대한 내놓고 부드러운 점프와 함께 거의 두 배의 속력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겨우 커큐빈의 목 위치까지 따라왔고, 바로 그 순간 두 말은 결승선을 지나버렸다. 슬롯에는 “2”라는 우승마의 번호가 걸렸고 그 말은 즉 커큐빈이 경주를 우승했다는 의미였다. 내 안에 모든 것들이 꾸물거리는 것만 같은 이상한 감정이 들었고 그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커큐빈의 배당률이 적혀있을 게시판을 향해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들 떼에 묻혀 숨도 쉬기 힘들 지경이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경주를 보면서 나의 아버지가 커큐빈에 돈을 걸었다는 사실조차 까먹었었다. 난 오로지 나를 두근거리게 한 금색 말, 차르가 경주를 이기기만을 바랬던 것이다. 하지만 경주가 끝나고나서야 내 바로 옆에 베팅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땄을 인물이 서있다는 걸 인지한 경험은 꽤나 근사했다.
“근사한 경기 아니었나요, 아버지?”하고 내가 질문했다.
더비모자를 쓴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며 피식 웃으시고는 “그래, 조지 가드너는 근사한 기수구나,”라고 말하셨다. “정말 끝내주는 기수가 아니라면 저 차르라는 말이 우승하지 못하도록 달릴 수 없었을거야.”
물론 경기 중에도, 경기가 끝난 후에도 내내 수상쩍은 냄새를 맡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해버리시는 바람에 나중에 그 연유를 스스로 알고 깨달으면서 강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다 증발해버렸다. 심지어 “10프랑당 67.50프랑”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적힌 게시판이 올라온 뒤에도, 베팅액을 돈으로 바꿔주는 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렸을 때도 아무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맥이 빠졌었다. 주변 사람들은 일제히 차르는 쓸모없다거나 다시는 차르에게 돈을 걸지 않겠다며 각자 한탄했고 조지 가드너라는 개새끼 대신에 내가 차르를 진정 일등으로 달릴 수 있게 해줄만한 기수였다면 어땠을까, 떠올려봤다. 나는 조지 가드너라는 사람을 좋아했고 조지는 우리에게 일등 말을 알려주기도 했기 때문에 그를 개새끼라고 여기는 건 꽤나 웃긴 일이었다.
뭐, 조지라는 인간도 원래부터 그냥 그런 사람이었을텐데 말이다.
원문 출처: 자유 이용 저작물인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나의 아버지(My Old Man)'을 번역했습니다. 원문을 구할 수 있는 링크를 여기에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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