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2

2021. 9. 2. 19:51매일/번역

 

1) 오늘의 할 일: Charlotte Perkins Gilman의 ‘The Yellow Paper’ 번역 이어서 하기. 아, 아니다. 버트랜드 러셀 에세이 퇴고 데이! 오늘 하루가 할 일들이 많아서 (우체국도 가야함!) 좀 버거울 예정이었는데 퇴고를 하는 날이라니, 다행이다.

 

2) [한 집에 같이 사는 사람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자신과 사회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이들에게 인정을 받지 않고 행복해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그렇게 많지 않다.] -> [한 집에 같이 사는 사람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자신과 사회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지 않고도 행복해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그렇게 많지 않다.]: 반복되는 어구는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람들이라고 한 번, 이들이라고 한 번 적어봤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반복을 통해 더 강조해주는 효과를 노려보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그렇게 고쳐주었다. (추가적으로 (“받지 않고”도 “받지 않고도"라고 바꿔주었다.)

 

3) [당시엔 신학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실리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이던 구교와 신교가 존재했다.] -> [당시 구교와 신교는 신학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실리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한, 너무 순서마저 직역하기 보다는 조금 더 한국어에 맞는 어순으로 고쳐주는 편이 더 낫다.

 

4) [관습을 중시 여기는 사람들은 간통을 인간이 지을 수 있는 가장 극악의 죄라고 여기는 반면 사실 대중의 상당수는 간통은 눈감아줄만한 일이라고, 심지어는 기꺼이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 이 문장만 봐도 그래, 영어의 어순에 따르면 저렇게 “간통"이라는 서술어가 앞쪽에 나오는 편이 맞지만, 한국어에서는 맨 앞, 또는 아주 뒷편에 두는 쪽이 더 자연스럽잖아. 아마 [관습을 중시 여기는 사람들은 인간이 지을 수 있는 가장 극악의 죄는 간통이라고 여기는 반면에 사실 대중의 상당수는 간통 정도는 눈감아줄만한 일이라고, 심지어 칭찬받아야 할만한 일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정도가 나을 것 같아.

 

5) [In English-speaking countries the divisions are very numerous. In some sets art is admired, while in others it is thought to be of the devil, at any rate if it is modern. In some sets devotion to the Empire is the supreme virtue, in others it is considered a vice, and yet in others a form of stupidity. Conventional people consider adultery one of the worst of crimes, but large sections of the population regard it as excusable if not positively laudable, Among Catholics divorce is totally forbidden, while most non-Catholics accept it as a necessary alleviation of matrimony.] ->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이러한 류의 분열은 많은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어떠한 환경에서 예술은 추앙받는 와중에 다른 곳에서는 조금이라도 현대의 것이라고 칭할만한 예술을 두고 악마의 산물이라고 여기며, 어느 한 쪽에서는 왕국에 충성심을 다하는게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도리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다른 쪽에선 이와 같은 사고방식을 악하다고 여기기도 하고 몇몇은 이러한 주제를 둘러싼 논의 자체를 무의미하다고 본다. 관습을 중시 여기는 사람들은 인간이 지을 수 있는 가장 극악의 죄는 간통이라고 여기는 반면에 사실 대중의 상당수는 간통 정도는 눈감아줄만한 일이라고, 심지어 칭찬받아야 할만한 일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천주교에서 이혼이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기지만 천주교도가 아닌 사람들은 이혼을 두고 결혼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명약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나열하는 것도 영어에서는 자연스럽고, 한국어로는 (물론 내 번역이 제일 잘못된 거겠지만) 마냥 나열만 하고 다음 문단으로 불쑥 넘어가버리면 독자들이 쉽게 놀랄 수 있다. 그래서 맨 마지막에 원문에는 없었던 “위에 나열한 예시들 말고도 현대인들간에 보이는 극적인 차이점들은 무수히도 많이 존재한다.”이라는 문장을 추가해주었다.

 

6) [이렇게 즐비하게 존재하는 차이점 덕분에 특정 가치관을 살고 사는 사람은 (...)]: “이렇게”라는 지칭어로 문장을 시작하기 싫으면 (역시나) 순서를 바꿔주면 된다. 그리고 “즐비하게"라는 단어는 빼주자. -> [차이점들이 이렇게나 많이 존재하게 된 덕분에 특정 가치관을 살고 사는 사람은 (...)]: 해도 된다, 수준이 아니라 이렇게 바꿔주는 편이 확실히 더 낫다. 왠만하면 지칭어로 시작하는 문장들은 고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자.

 

7) 오늘 안 그래도 할 일 많은데 퇴고하는 날이어서 다행이라고 했던 나는 바보 멍청이. 퇴고도 똑같이 힘들고 (어쩌면 더 힘들수도) 더 많은 정성을 요한다.

 

8) “만약"도 문장의 맨처음에 오지 않았으면 하는 단어인 것 같다. 왠만하면 뒤로, 뒤로.

 

9) ~만하다의 띄어쓰기 용법: 만하다 띄어쓰기 보조 용언 '만하다'의 경우, 앞의 본용언과 띄어 씀이 원칙이고 붙여 씀을 허용합니다. (관련 규정: 한글 맞춤법 제47항) 따라서 '할 만하니'가 원칙, '할만하니'가 허용입니다. (출처: 국립국어원)

 

오늘의 표현: good grief / local / 분열 / verse, prose / Shanti Shanti (Shanti) / 올곧이 / ~하디 ~한 / lunatic, 미친놈, 정신병자, 미치광이, 광자, 광인 / 행동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