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3. 16:56ㆍ매일/번역
1) 오늘의 할 일: ‘누런 벽지 (완)’ 번역 완료하고 ‘누런 벽지 (1)’ 퇴고 시작. 그리고 자기 전에 아마 내일 번역할 거 미리 알아봐 두고 자는게 제일 좋을 듯 하다.
2) Charlotte Gilman의 Yellow Wallpaper는 특히나 너와 나, 그리고 내레이터와 제니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서 단순강조보다는 실제로 소설을 이해하는데 강조법이 꼭 필요한 구간이 몇 군데 있다. 특히나 밑줄처리나 볼드체는 잘 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퇴고할 때 유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
3) [It is so pleasant to be out in this great room and creep around as I please! (사람에게는 자유가 필요한데 이 사람은 자유가 하나도 주어지지 않아 자신을 스스로 틀 안에 가두고 최소의 자유, 즉 유아기 때의 행동 - [기어다니기]를 자유라고 여기게 된 사람 같다. 이렇게 보면 이 사람은 환각을 볼 뿐, 실제로 벽지 위의 패턴이 움직이는 비현실적인 일들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는 건데 그럼 밤마다 “패턴 뒤로 숨는다”는 행위는 진짜 벽 뒤로 들어간다는 말도 되는 것 같아서 적지 않은 서스펜스를 일으킬 수 있는 소설인 것 같다.)]
4) [I don't want to go outside. I won't, even if Jennie asks me to. (여기서만 봐도 그래, 처음엔 그렇게 나가고 싶어하던 사람이 나가고 싶지 않다니. “못”하게 되는 일은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결과적으로 나중에는 자신이 “안”하는 일로 치부하려는 방어적 성향이 모두에게 있는 것 같고 여기선 그 부분을 희화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보면 바깥에서 기어다니고 있는 여자들은 뭘 의미하는 걸까? 핑계? 죄책감? 자책감? 자괴감? 나갈 수 있었지만 타의로 인해 못 나간 날들의 수?)]
5) 마지막 yellow는 끝내 미쳐버린 여주인공이 벽지의 색을 오히려 좋아한다고 언급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누런”색이 아니라 “노란”색으로 표현했다. 지금껏 내가 한 번역중에 제일 메타몽같이 잘한느낌...이지만 아무한테도 제대로 설명해주진 못하겠다.
6) 근데 오늘 번역록의 3), 4), 5) 처럼 느낀 바를 아예 여기 적지 않고 코멘터리 버전으로 따로 문장문장 옆에 적어준 버전도 게시할 수 있으면 괜찮겠는데?
7) (우선 Toni Morrison의 Recitatif 처럼 이 소설도 실제론 벌어지고 있지 않은 일들이 독자로 하여금 벌어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목적 하에 쓰여졌다는 가정을 두고 이야기해보겠다.) 내가 봤을 때, narrator를 “A - 아마 제인일 듯?”라고 치고, 누런 벽지의 스토리는 대충 이렇다. 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는 여자 제니의 남편은 남들의 눈치를 보고 아내를 데리고 시골 동네로 향한다. 그러자 아내는 점점 상태가 악화되고 “잠에 드는 시간”은 자신을 현재 Jennie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A로 보고 있는지를 구분해주는 잣대이며 후반부로 갈수록 낮에 자는 시간이 늘어감에 따라 “A”가 제니를 이겨내고 자아를 차지했다고도 보인다. 옷에 벽지 색깔이 다 묻었다는 설정은 A가 밤마다 벽지 안을 손으로 뜯어 들어가려고 하며 (벽, 그 자체를 패턴이라고 여겨서) 그녀를 구출해내기 위해 그녀의 남편이 그녀를 밤마다 빼오느라 옷에 벽지 페인트(smooch)가 다 묻게 되었다고 보인다. 그래서 짧게 결론 내리자면 남편이 아내를 억누르는 실정을 떠올리며 우리는 현세의 남녀차별을 부정적으로 인식해보는 계기를 얻을 수 있겠지만 더 나아가서는 사실 남편의 무능력함(자신의 처방이 틀렸음에도 겉으로만 아내를 안타까워할뿐, 매번 - 뭔일을 벌이는지는 모르겠지만 - 밤마다 밖에 나가있음)과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행동하려는 움직임의 필요성을 독자들이 뼛속 깊이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7) The Yellow Wallpaper 개재밌네 진짜.
8) “The Yellow Wallpaper (완)” 번역 완료.
9) 그, 밑줄친거 놓치면 큰일나서 다 구글 닥스에서 처리하는 편이 낫겠다.
10) “떨어져있다”의 올바른 띄어쓰기 용법**: 안녕하십니까? 한글 맞춤법 제47항에 따르면, 말씀하신 대로 보조 용언은 본용언과 띄어 씀이 원칙이되 일부 보조 용언에 한하여 붙여 씀이 허용됩니다. 다만 보조 용언을 본용언에 붙여 쓸 수 있는 경우라도, 본용언이 합성어이거나 파생어라면 붙여 씀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떨어지다'는 합성 용언이므로, '떨어져 있다'는 붙여 씀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출처: 국립국어원)
11) 귀신은 씌이는게 아니라 씌는 것*: 안녕하십니까? ‘귀신 따위에 접하게 되다’의 의미로, ‘-에 씌다’와 같은 표현을 사용합니다. 동사 ‘씌다’는 ‘씌어, 씌니’와 같이 활용되므로, 문의하신 표현은 ‘씌었다’가 되는 것이 맞습니다. (예) 무슨 귀신에 씌었다면 모를까 그가 제정신으로 그런 일을 할 리가 없다./나도 물귀신에 씌면 어느 날 밤에 문득 해무 자욱한 바닷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 버리게 될까.≪한승원, 해일≫/손잡이를 잡고 터덜거리는 버스 속에서 준태는 무엇에 씐 듯한 얼떨떨함에 젖어 있었다.≪황순원, 움직이는 성≫§ (출처: 국립국어원)
오늘의 표현: plantain / 떨어져V있다(띄어 쓴다) / That spoils my ghostliness (from Yellow Wallpaper, 망가뜨리다 (x), 피어오르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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