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5: 파스타 면을 삶는 시간은 "대충 알아서"가 정답입니다

2021. 8. 15. 17:26매일/번역


1) 오늘의 할 일: Bertrand Russell's 'The Conquest of Happiness (5)' 이어서 번역하기. (오늘 끝낼 수 있으면 기분 좋겠다.

2) [The habits of mind formed in early years are likely to persist through life.] -> a. [일찍이 인생의 초기에 머릿속에 자리잡은 습관들은 죽는 순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or b.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던가, 일찍이 인생의 초기에 머릿속에 자리잡은 습관들은 죽는 순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b는 한국인 독자들에게 익숙한 레퍼런스를 넣어줌으로써 더 잘 읽힐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점에서 a보다 더 좋은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없는 표현을 (원래 자리에 위치해있던 속담을 한국식으로 바꿔준 것이 아니라) 번역가 마음대로 넣어버렸다는 점에서 번역가로서 유연할 수 있는 영역을 넘긴 것 같다. 그렇기에 b로 가는 편이 더 옳다고 판단되며, 이에 더불어 번역가 스스로 마치 자신이 작가가 된 것 마냥 문구들을 맘대로 바꾸고 넣으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의역도 좋지만 그 유연성의 선을 적당히 지켜야만 할 것 같은데, 그를 얘기하기에 좋은 예시인 것 같아서 번역하다 말고 데려와 봤다.

3) ‘묻어있다', ‘묻어나다': 멋대로 신나서 너무 많이 써대는 것 같은데.

4) [By no means all affection, however, has this effect in encouraging adventurousness. The affection given must be itself robust rather than timid, desiring excellence even more than safety on the part of its object, though of course by no means indifferent to safety. The timid mother or nurse, who is perpetually warning children against disasters that may occur, who thinks that every dog will bite and that every cow is a bull, may produce in them a timidity equal to her-own, and may cause them to feel that they are never safe except in her immediate neighbourhood. To the unduly possessive mother this feeling on the part of a child may be agreeable: she may desire his dependence upon herself more than his capacity to cope with the world. In that case her child is probably worse off in the long run than he would be if he were not loved at all. The habits of mind formed in early years are likely to persist through life. Many people when they fall in love look for a little haven of refuge from the world, where they can be sure of being admired when they are not admirable, and praised when they are not praiseworthy. To many men home is a refuge from the truth: it is their fear and their timidities that make them enjoy a companionship in which these feelings are put to rest. They seek from their wives what they obtained formerly from an unwise mother, and yet they are surprised if their wives regard them as grown-up children.] -> [그렇다고 모든 종류의 애정이 위와 같이 개인에게 모험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낸다고 볼 수는 없겠다. 보통 애정을 받아 마땅한 쪽은 자신의 분야를 대할 때 안전보다는 - 물론 안전성을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만 - 조금이라도 더 훌륭해지는 방법을 떠올리는 사람들, 즉 그저그런 사람들 보다는 용감하고 터프할 줄 아는 이들이어야 마땅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악을 떠올리며 모든 개들은 사람을 물고 모든 소는 황소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그저그런 엄마나 보호자는 아이에게 자신의 ‘그저그러함'을 고대로 물려주고, 그 결과로 그녀 주변에 있지 않으면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과도하게 소유욕을 지닌 어머니에게 자기 자식이 이렇게 느낀다는 것은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그녀는 아이를 너무 걱정한 나머지, 자식이 세상에서 겪는 모든 일들을 그녀와 함께 헤쳐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큰 그림으로 봤을 때 그녀의 자식은 결과적으로 그가 애초에 조금의 사랑도 받지 못했을 경우보다 뭐든 잘해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일찍이 인생의 초기에 머릿속에 자리잡은 습관들은 죽는 순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은 사랑에 빠질 때면 세상으로 탈출구를 바란다, 그들이 존경받아 마땅하지 않을 때 존경받고 싶어하며 칭찬받지 못한 사람임에도 칭찬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많은 남성들에게 그들의 집은 진실로부터의 피난처 역할을 해준다. 그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스스로의 그럭저럭함이야말로 바로 잠시나마 그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관계를 즐기게 해주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현명하지 못한 어머니에게서부터 받은 것들을 아내에게서 바라면서도 그들의 아내가 그들을 ‘몸집만 큰 어린이'라고 부를 경우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5) parenthood, -hood : 번역하기 힘듦. (parenthood: 일단 ‘부모로서의 삶'이라고 하긴 했는데 다음번엔 어떻게 대처할지, 퇴고할 땐 혹시 고치지 않을지, 모르겠어서 일단 무의식에게 던져주기 위해 이 노트에 남겨본다.)

6) 지금까지 버트랜드씨의 에세이를 번역하면서 ‘man’이라고 적힌 부분을 다 좀 성별이 애매한 표현들로 대체했는데 이번 장은 정말 특별히 남자에게 하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어서 ‘남자'라고 번역해주었다.

7) ‘일적으로'라는 말에 대한 고찰: 안녕하십니까? '일로 만났다'로 표현할 것을 '일적으로 만났다'라고 표현하면, '일' 뒤에, '그에 관계된', '그 성격을 띠는' 등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적'이 붙은 '일적'이 쓰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접미사 '-적'이 붙어 단어가 만들어질 수는 있습니다만, '일적'이 표준어로서 쓰이는 말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출처: 국립국어원) - 결론: ‘일적으로'라는 말은 참신하게 만들어진 한국어 표현이며 공적인 문서에 쓰면 쓸수록 국어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Tîpe: 경악을 금치 못하다 / apprehension / solicitude / 감내하다 / twofold function (이중적인 / 두 배) / hitherto (+용법) / inspire (KOR) / 기인하다 / 운항하다 (ship / plane) /r render (for the services rendered) / 저버리다 / prosper / 일적으로 / purview / persecution mania

 

+BONUS

8) 한 두 문단 남았어서 그냥 집에와서 'The Conquest of Happiness (5)' 번역 완료. 버트랜드씨의 글은 역시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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