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 과외 학생 모집 공고문

2023. 4. 18. 16:58나/소개 및 약력

 

영어회화 과외 학생을 모집합니다.

 

백승균 이 자식은 다음 날 회사를 가는데도 저희 집에 와서 자곤 합니다. 새벽 한 시까지 서로의 요즘에 대해서 수다를 떨다가 잠에 드는 게 저도 사실 나쁘지 않습니다. 재밌는 건 이 자식이 그렇게 자고 나면 다음날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할 수 없으니 제 옷을 입고 회사에 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도 집에 백승균 옷이 두세 벌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오늘은 그의 조끼를 입어봤습니다. 조끼라는 형식의 옷이 왜 존재하는지 늘 의문이었거든요. 따뜻하게 입으려면 전체를 가리는 패딩을 입던가 조금 가볍게 입고 싶으면 후드티를 입으면 될 텐데 그 위에 조끼를 입는다니. 패션을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0'이나 '5'로 보기좋게 딱 떨어지지 않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하튼 제가 오늘 실험 삼아 조끼를 뺏어 입을 땐 사실 승균이에게 인증샷을 보내며 이딴 것도 옷이냐고 장난을 칠 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두꺼운 가죽 조끼를 입고 밖으로 나와보니 불만은 커녕 꽤나 편안했습니다. 방 공기는 차고 이불 안은 뜨거울 때 한쪽 다리를 내놓고 웃으면서 잠을 청하는 기분. 어이없게도 사람들이 왜 조끼를 입곤 하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이나 편견의 전환이란 때때로 그렇게도 빨리 일어날 수 있나 봅니다. 

 

5년 전, 처음 영어회화 과외를 했던 날이 기억납니다. 어느 헬스장의 관장님이셨습니다. 잘 가르쳐드릴거란 확신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처음이라 속으론 많이 떨렸던 기억입니다. 우선 제 소개를 하고 앞으로 어떻게 과외를 진행할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왜 영어를 배우고 싶으신지 여쭤봤어요. 그 분은 "예전부터 영어를 제대로 공부해보지 못한 게 한이었다"라고 하셨습니다. 조금 놀랐습니다. 특별한 필요나 동기도 없이 그저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다니. 과연 이게 뭔가를 배우는 사람의 옳은 자세인가, 귀를 닫고 잠시 생각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와서 돌아보면 5년간 가르친 7명 중 그 분만큼 열정이 있었던 분은 없었습니다. 아마 뭔가를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건 동기나 목적 보다는 어쨌든 그것을 하기로 했다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나도 영어 한 번 배워보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배움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 분들과 말만 하는 분들은 분명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니까요. 그 이유가 어떤 모양이든.

 

그래서 그렇게 선택한 길을, 그것도 저라는 사람과 함께 가기로 해주시는 분들에게 최대한 실용적인 수업을 진행하는 사람이 되어주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영어회화를 배우시려는 이유는 묻지 않겠지만 제 학생분들에게 부탁하는 딱 한 가지가 있습니다. 자아 내려놓기. 영어 말하기를 배우기 위해선 — 그렇지 않은 배움이 있겠냐마는 — 철저하게 자아를 내려놓아야만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취득한 모든 문화 관념을 던지고 미국인이 무엇을 말하는지 보다 무엇을 어떻게, 왜 말하는지를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실로 자존심 구기는 일입니다. 정보가 하나도 없는 초반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말하는 걸까요?" 라는 질문을 듣고 뭘 추측하든 어련히 틀릴테니까요. 하지만 자존심을 챙기기 위해 답을 피하거나 어색한 미소를 짓고 안전한 답변만 내놓다 보면 실력이 하나도 늘지 않을거예요.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외국인에게 영단어를 반복적으로 "제이슨, 드링크? 드링크?" 하고 어정쩡하게 웃으며 술 한잔 하자고 외치는 분들, 캘리포니아 주민의 발음법과 억양을 배워 영어를 말할때면 어딘가 어색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분들, 원래 성격이 외향적이고 부끄러움이 적어 쉽게 영어를 말하게 됐지만 가벼운 대화 이상으로는 가지 못하는 분들, 한국 문화를 좋아하셔서 정말 한국인처럼 말하는 외국인이 입을 열 때마다 "오오오오오" 하시는 분들, 영어 회화 모임이랍시고 한국인끼리 모여 (외국인 한 명이 있을 때도 있지만 이들은 대다수가 큰 역할을 해내지 못합니다) 서로 1시간 가까이 영단어로만 대화를 나누며 웃고 "번개"를 하러 가시는 분들. 이런 분들을 보신 적이 있나요? 물론 제 추측일 뿐입니다만 이런 분들은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공통된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모두 기존 한국 문화가 솔찬히도 깃들어있을 자아를 내려놓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영어회화를 배우기 위해선 한국인으로서의 자아를 내려놓고 새로운 영어 말하기용 자아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이 영어를 말할 때와 모국어를 말할 때 성격이 달라지곤 하는 현상은 바로 이 점에서 비롯됩니다.

 

내가 소설 속 주인공도 아닌데 어떻게 성장을 위해 자아를 누를 수 있냐,고 여쭤보신다면 저도 드릴 말씀은 딱히 없습니다. 다만 그런 경험 없이는 언제나 "무언가를 배워보고 싶다"라고 말하는 상태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함에 있어서는 언제나 경건하게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이것은 결코 제가 '성장의 달인'이라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지도 몰라요. 저는 자존심이 크지 않을 나이에 운좋게 미국에서 영어라는 언어와 문화를 받아들였을 뿐이거든요. 저야말로 한국 사회의 성인으로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기 위해 제가 평소에 중요시 하는 기준들을 잠시 내려놓고 이것저것 해보는 중입니다. 비꼬거나 툴툴대는 일 없이 정말 온전히 한국 성인으로서의 삶을 배우기 위해서요. 굳이 MBTI로 따지면 한국 사회에서 특수하게 강한 것 같은 ESTJ의 삶을 배우고 따르기 위해 노력 중이랄까요. 이렇듯 저도 단지 제가 맞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따르려는 배움의 과정을 전달할 뿐입니다. 염치 없긴 하지만 어쨌든 저는 누가 뭐래도 영어 회화를 가르치는 입장이니까요.

 

어느새 영어회화 과외 홍보문의 마지막 문단입니다. 제가 조끼의 존재 이유를 납득하게 되었듯이 영어회화를 단순한 희망에서 실제 능력으로 발현시켜보자고 생각을 바꾸신 분이 계실까요. 저와 함께 영어 말하기라는 걸 배워보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언제든지 문의 주세요. 현재 세 분을 가르치고 있으며 우선은 일곱 분을 가르칠 때 까지 계속 학생을 받아볼 요량입니다. 제 수업은 단순한 영단어 외우기, 문법 공부에서 그치는 과외가 아닐 겁니다. 저만 할 수 있는 방식의 영어 수업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구체적으로 알고 싶으신 분들도 계실테니 기본적인 과외 방식의 개요도 뒤에 첨부합니다. 그리고 자아를 배제시키고 필터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은 배우려는 대상인 영어일 뿐, 제가 아니라는 점도 미리 약속드립니다. 언제든지 과외날이 아니더라도 궁금한 질문이 있다면 문의하시고 제가 가르치는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셔도 좋습니다. 제 역할은 학생 분의 러닝메이트가 되어드리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모습을 내려놓고 새로이 '영어를 말하는 모습'을 길들이실 준비만 되어있는 분이라면 제가 가장 좋은 러닝메이트가 되어드릴 수 있을거라 자부합니다. 그러면 새로운 배움을 '영어 말하기'로 선택하실 분들의 길을 응원하면서 여러분의 문의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자보단 고구마가 다이어트에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오성진 올림






















영어회화 과외 진행방식 개요

 

  1. 과외는 1시간 30분 동안 진행합니다.

 

  1. 정확히 3등분은 못하겠지만 수업은 30분씩 3차례 나눠 각각 다른 부분을 함께 짚어봅니다.

 

  1. 첫 30분 동안은 전 주에 내드린 숙제를 검사하고 지난주 영어로 진행한 대화를 다시 연습해봅니다. 그리고 한 주 동안 떠올려온 질문들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 해봅니다.

*"질문들"은 과외를 시작하게 될 경우에 설명드리겠습니다.

 

  1. 두번째 30분 동안은 영어로 대화를 진행합니다. 이 때 작성한 대본을 A 대본이라고 부릅니다. 의무적이진 않지만 얘기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학생이 주제를 직접 가져오는 것을 권장합니다. 

 

  1. 세번째 30분 동안은 당일 영어로 나눈 대화를 토대로 잘한 점, 못한 점을 함께 짚어봅니다. 그 자리에서 함께 A 대본 위에 개선점들을 기록하여 업데이트 시키면 B 대본이 나옵니다.

 

  1. 숙제로 B 대본에 적힌 개선점들과 하고 싶었지만 못다한 말들을 적어 작성한 C 대본과 녹음본을 과외일 이틀 전까지 제출합니다. (그 외의 숙제들은 과외를 시작하게 되면 안내드리겠습니다.)

 

  1. 제가 C 대본을 개선시킬 방향을 작성한 D 대본을 보내드리면 위에서 C 대본을 만들기 위해 거치셨던 과정을 반복해서 E 대본을 만들어 과외날까지 실감나게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해옵니다.

 

  1. 이렇게 A-E 대본으로 구분지어서 과외 및 숙제를 기록해두는 데에는 과외를 마쳤을 때 대본이 모여져있는 문서 파일을 제본하여 학생 개인만을 위한 영어 회화 교재를 만들기 위함도 있습니다.

 

 

*비대면으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의는 인스타그램 @howdoyousaytomato 또는 메일 jinoh1211@gmail.com을 통해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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