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와 어른의 공통점

2023. 3. 1. 21:48공지

안녕, 여러분. 오래간만입니다.
 
어차피 일기를 써야한다면 오늘은 오랜만에 블로그에 써보자, 하고 왔습니다. 잘들 지내시고 계신지. 저는 술을 끊고 매일 일기를 작성하며 저 자신을 돌아본 지 오늘부로 12일째랍니다.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하지 않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티내보려고 쓴 문장인데 제역할을 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최근에 저를 돌아보고 일기도 쓰면서 제 특이점들, 그러니까 남들과 다르게 좋게 쓸만한 나만의 특징들과 나의 정신과 몸 건강에 그저 안좋기만 할 뿐인 안좋은 점들을 속속들이 꺼내서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상대를 알기 위해선 꼭 다른 강아지의 뒷냄새를 킁킁킁 맡아야 하는 요크셔테리어처럼 말이에요. 참, 미리 알려드리자면 오늘의 일기는 푸념의 형식일 겁니다. 두서없이 글을 이어가다 마음대로 주제도 바꿔가며 하고 싶은 말을 죄다 늘어놓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아마 다 적은 후에는 정리도 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 다 적은 후에 오타가 있는지 한 번 스윽 보는 중이긴 합니다.) 그냥 작년 11월 부터인가, 매일 하던 번역을 관뒀는데도 하루에도 10명 이상씩은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시기도 하고 저도 이 블로그에 애착이 있는지라 그냥 '볼 테면 봐라' 하고 휙 적어서 온라인 세상에 던져버리는 유리병 편지 같은 겁니다, 이거. 컴퓨터로 글을 쓰는 일이 그립기도 했구요. (종이 위에 펜으로 일기를 쓴다는 일이 생각보다 힘듭니다. 손목도, 의지도.) 
 

자주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는건지, 매번 다른 분들이 오시는건지. 어느 쪽이건 감사합니다.

 
쨌든. 강아지 뒷냄새 맡는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저는 평생 똥인지 된장인지 굳이 맛보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애초에 똥도 싫어하고 된장도 딱히 취향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어떤 계기로 왜 세상은 굳이 맛봐야만 하는지, 맛본 경험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절절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서울이 제 입을 강제로 열어젖히고 청국장을 들이붓는 바람에 눈을 뜨게 되었달까요. 어쩌면 그게 똥국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건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은 문제예요. 어느 쪽이건간에 덕분에 세상을 겪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이제 더이상 '난 원체 운이 좋아'로는 부족한 겁니다. 화가 났어요. 별시덥잖은 청국장도 제대로 못먹고 찡그리고 온갖 유난을 떨어대는 제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술을 끊을 정도니까, 많이 화가 났다고 봐도 좋습니다. 원래도 술을 좋아했지만 2018년부터 저는 많은 날을 빼놓지 않고 매일 밤 술을 들이켜부었으니까요. 학교 과제를 하든, 번역을 하든 저녁 때만 되면 쓰러질듯이 집에 기어들어와 4캔에 만원하는 맥주들을 하나씩 해치우며 마시며 풀린 눈으로 모니터를 쳐다봤거든요 제 젊음 동안. 
 
최근에 어떤 인간이 왜 그랬냐고 물어봤는데 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왜 그랬는지, 정확히 어떻게 시작한 습관인지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마치 엄청나게 대단한 이유인 것 마냥 "모르겠어요. 그건 쉽게 언어화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라고 했습니다. "언어화"라니. 믿겨지십니까. 현재 목표로는 우선 30일 동안만 끊어보려고 합니다. 31일차에는 정말 맛있는 술을 마실 예정입니다(물론 제 경제 사정이 허락한다면 말입니다). 그래도 아마 다시는 4캔에 만원짜리 캔맥주를 혼자 사마시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술을 끊는다고 바로 다음날부터 온 세상이 꽃향기와 환상의 동물들로 가득한 건 아니었습니다. 술을 끊으면 가장 먼저 몸에 당이 부족해집니다. 힘이 죽죽 빠져 원인도 모른 채 책상 위에 머리를 내려놓기를 몇차례 하고 문제를 알았습니다. 그래서 바닐라 시럽을 사서 커피에 타마시거나 얼그레이 차에 뜨거운 우유랑 같이 넣어 런던 포그를 해마시기도 합니다. 단 과자도 많이 쟁여뒀어요. 둘째로는 잠이 영 제대로가 아닙니다. 어저께는 오후 3시에 일어나기도 했는데, 술 마실 때에도 그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시간에 기상한 적은 없었거든요. 급하게 멜라토닌이라도 먹어서 잠에 들고 있기는 한데 어서 1시에 자서 8시에 일어나는 삶을 들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또 음. 요즘은 카레를 자주 먹습니다. 어떤 씨발새끼가. 아, 욕이 헛나왔습니다. 그럴 일이 있어서요. 그 뭐냐, 부족한 돈을 아끼면서 야채가 많이 들어간 게 뭐가 있을까 했는데 떠오른 게 카레였습니다. 카레를 해뒀다가 남은 카레는 락앤락통에 넣어서 냉장고에 두고 다음 끼니때 꺼내서 처리하는 식인데 한 번 만들면 한 다섯끼 이상은 거뜬합니다. 어쩌다보니 카레를 만들기 위해 재료들을 썰어넣고 달달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조금씩 추가하면서 졸이는 과정이 생각을 비워주는 것 같아서 재미가 붙어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카레에 들어가는 재료도, 만드는 방법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데 저만의 카레 레시피를 완성하는 날이 많이 멀지 않은 것 같아요. 어제 만든 카레엔 양배추, 당근, 양파, 감자, 파, 닭가슴살, 카레 블록(전 S&B사의 Extra Hot맛 카레가 좋습니다), 버터, 브로콜리, 마늘, 버섯, 페페론치노, 파슬리가 들어갔습니다. 맛있었습니다. 별로 어렵지 않으니까 다음에 저처럼 스스로에게 투자해야 할 거리는 많은데 돈은 없고 뭣하나 되는 일도 없이 답답할 때 한 번씩 해드셔보세요.

카레 최고.

 

암만 푸념을 늘어놓는다지만 정말 안좋은 말 가득이네요. 사실 요즘 좋은 점도 많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못할게 없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살면서 처음이거든요. 그동안 무서웠는데 이런 태도도 막상 지니고 보면 좋더라고요. 앞으로 번역을 정기적으로 하게 될지, 하더라도 블로그에 올리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후에 올릴 번역물들은 그러한 자세가 느껴지도록 진행해보겠습니다. 뭔가 붕붕하고 새엔진이 움직이고 있는 혼다 소이치로의 S500이 "너만 오면 Go!"라고 쌍라이트 부릅 뜨고 신호를 주는 느낌이랄까. 얼른 목표를 세우고 그 안에 들어가봐야겠어요. 그리고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한 가지 요소도 배웠습니다. 그동안 나름 착하게, 둥글둥글하게 잘 지내본다고 노력하고 살면서도 한가지 꺾지 못하는 고집 같은 게 제 안에 있었습니다. '왜 너는 되고 나는 안 돼'라거나 '절대 너의 흐름대로 가도록 두지 않을거야'라는 식의 고집이었어요. 솔직함을 문제삼는다거나 뻔해지려는 경향에 짓눌리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눈을 뜨고 돌아보니 자신의 심지, 뿌리, 지식도 중요하고 거기서 오는 솔직함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사회의 룰을 따르는 것도 그만한 타당성이 있다고 느껴졌어요. 세상에 뭐 하나 제대로 보여준 것도 없이 '난 다 느끼고 이미 알 것 다 아니까 그냥 결론부터 얘기 나누자' 같은 건 통하지 않는 법입니다.

 


혹시나 제게 있던 문제를 똑같이 겪고 계실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조금 더 이 고집에 대해서 설명하고 싶지만 뭐라고 명확하게 짚어드릴 수가 없네요. 굳이 말하자면 반대되는 목표를 한번에 가지고 있었달까. 그런거 있잖습니까, 반에서 1등하고 싶은데 게임도 하고 싶다든지, 돈관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끼는데 사치품을 보면 침이 흐른다든지 하는 모순된 마음가짐이요. 저는 이십대 내내 사회에 물들어 내집단이라는 걸 가지고 싶었는데 위에 말한 고집도 지키고 싶었던 탓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했거든요. 그래서 적어도 사회인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그 어떤 사람이라도 그 고집만큼은 정말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서야 부리지 않고 유연하게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 웨이웨이Ai Weiwei나 칸예 웨스트(두 분 다 이름에 "웨"가 들어가네요)가 아니면 동질감이 느껴지는 인간상이 세상에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요. 이건 천재성이라거나 "예술가 기질"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무튼 저도 정확히 뭐가 뭔지는 모르겠는 얘기는 여기까지 해보렵니다. 모두 화이팅이에요. 
 
고집을 꺾기로 한 이유는 첫째로 그렇지 않아야 할만한 반례가 잘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유형의 고집을 지키면서 제게 멋있어 보이는 인간은 몇 명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해봐야 제 아버지랑 아티스트 몇 명 정도. 그래서 드디어 제게 맞는 유형의 어른이 되기 위한 통로를 열 수 있는 열쇠를 쥐게 된 기분입니다. 둘째로는 제가 요즘 상당히 많이 외롭다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말 많이 외롭습니다. 술에서 깨보니 깨달은 바도 있고 조금 더 진지한 사람이 되었는데 제겐 목표도, 취미도, 함께할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같은 목표를 두고 달려나갈 사람은 아직 제가 원한다고 얻어질 게 아니란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취미를 함께하거나 중간중간 힘이 들 때 대화를 나눌 사람들이 친한 친구 몇 명을 제외하고는 없다는 게 요즘 많이 아쉽습니다. 친구들도 죄다 사회에서 이리저리 치이면서 푸념말고는 나눌만한 게 없기도 하고요. 진하고 상당 부분 통하는 사람들만 옆에 두려던 제 성격이 어느새 못나보였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 더 가볍고 편한 자세로 여러 관계들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취미와 사람을 한 번에 잡기 위해 요즘 많이 보이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신청해볼까 하는데 들어와야 할 돈이 들어오질 않네요. 돈이 들어오면 바로 신청해볼까해요. 기한이 짧게 남았던데 할 수 있겠죠? 플로깅도 신청해보려고 하는데 3월 말부터 시작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때까지는 마음 단단히 먹고 지금처럼 지내야겠습니다. 어제 일기에도 짤막하게 적어두었는데 예전에 한 번 어째서인지 지금 사는 집의 대문 열쇠를 복사해야 했습니다. 마침 집앞에 조금 걸어가면 조그만 공간에서 열쇠일도 봐주시고 구두도 고쳐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 분이 복사 열쇠를 건네주시면서 제게 "처음 만든 열쇠를 길들이려면 키를 세게 돌려야 해요. 그래야 앞으로 쓰기에 수월할거요," 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삼일 전인가 맥주 네 캔을 사들고 자취방에 들어왔습니다. 캔 하나를 골라 열고 탄산 소리가 자글자글 나는 와중에 컵에 맥주를 시원하게 따랐습니다. 노란 맥주 반, 하얀 거품 반이 든 잔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냄새도 맡아봤습니다. 그 때 문득 열쇠 아저씨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어요. 화장실 변기에 맥주를 버렸습니다. 캔에 남은 맥주와 나머지 세 캔에 담긴 맥주도 전부 버렸습니다. 그 다음 날에는 머리도 3-4년만에 처음으로 짧게 잘랐습니다. 
 
정말 이런 유형의 힘을 처음 느껴보기도 하고 살면서 가장 주체적인 순간들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서 참 기쁜데 어쩌다보니 일기가 이 따위로 적적하게 쓰였네요. 블로그도 반가워서 칭얼대고 싶었나봅니다. 그만큼 사회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요즘 많은 생각과 말을 참아왔구나,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일은 한 달 동안 가지 않은 헬스장에 다시 가보려고 합니다.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받은 번역일을 하고 헬스장에 다시 신청할 수 있을만한 돈을 받았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일기를 매일 쓰다보면 며칠 안으로 제게 알맞는 목표들과 취미, 그리고 돈 벌 수단들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의 규칙을 따르겠다고 나서니 조금 더 자유로워진 기분이 든다니, 신기하지 않나요? 
 

누가봐도 정말 하나도 안 적적해보이는 요즘 내 방 사진.

 

이렇게 써봐도 영 해피해보이진 않네요. 오랜만에 인사하러 와놓고 이렇게 일기를 마치면 이상할텐데. 여기선 편하게 제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공개된 장소다 보니까 여러분 눈치를 보는 것도 어느 정도 즐기게 되거든요, 필요없는 걱정을 사기도 싫고. 그저 이 블로그와, 그리고 찾아와주시는 분들과 친하다고 생각해서 편하게 얘기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제 얘기를 할 때면 편지 형식으로 적게 되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럼 가기 전에 잡담 몇 가지만 더 해볼까요. 최근들어 가장 잘 들은 앨범은 Lil Yachty의 <Let’s Start Here>입니다. 릴 야티가 이 앨범을 두고 "진정한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을 먹고 만든" 앨범이라고 부른 이유는 충분히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요즘 안그래도 피곤해 죽겠는데 툭툭 튀어나온 노래없이 통일된 분위기의 트랙들로 꽉 채워진 이 앨범은 정말 반가웠습니다. 최고. 진짜 잘 들음.

 

"Decent 7"이라니, 묘하게 기분이 나쁘네요. 

또 뭐가 있을까, 어제 쓴 일기에 "내게 필요한 것들"을 나열해봤는데 가장 먼저 노트북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크롬북은 구글 닥스밖에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자유롭게 작업을 하려면 노트북을 새로 하나 구해야겠더라고요. 나머지는 돈, 헬스, 사람들, 운전, 이렇게 적었습니다.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도 지우고 새로 만들었습니다. 카톡도 같이 지우고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냥 새로운 마음을 먹은 김에 캐시 삭제 하듯이 했는데 속이 다 시원하더라고요. 좋았습니다.
 
그리고 요즘에 가장 많이 듣는 플레이리스트는 "카페"라는 플레이리스트입니다. 만약에 제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면 (있을리도 없고 생기지도 않을겁니다) 이런 음악들을 셔플 재생하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는데 밑에 둘테니 시간 나시면 들어보시고 피드백이나 곡 추천 부탁드립니다.

 

카페

Iwillbeyourcontext · Playlist · 139 songs

open.spotify.com

 

또 뭐가 있지.

최근에 브랜드 공부를 했는데 요렇게 사고 싶은 옷들, 물건들이 생겼습니다. 제게도 이런 사치력이 생기다니, 어느 정도 사회인 같지않습니까? (같잖습니까?)

 

그리고 최근에 본 흥미로웠던 글은 

 

락스는 유한락스입니다. - 묻고 답하기 - 텀블러 물냄새제거에 락스가 도움이될까요?

안녕하세요.   제가 사용하는 텀블러가 오래되서 그런지 물냄새가 나서 여러 방법을 사용중입니다.   베이킹소다에 담궈도보고, 발포클리너도 사용해보았지만 별로 효과가 없어서 이번에는 락

yuhanrox.co.kr

위의 유한락스 고객 질의응답글이었습니다. 집 청소를 하다가 텀블러에 물냄새 제거하는 법을 검색하다가 찾은 글입니다. 유한락스에서 고객 질문에 응대해주시는 이병우님의 글이 참 뭐랄까, '이런게 열정인가...?' 싶었어요. 재밌고 신기했습니다.

 

또 뭐냐, 마지막으로 왜 하필 금주를 30일 동안 하냐면 밑의 영상을 보고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술은 몸에 안 좋으니까 아예 마시면 안 된다"는 여태껏 제게 좋은 목표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의 요는 30일 동안 자신을 옥죄어오는 악습관을 관둠으로써 Homeostasis(항상성)를 얻게 되고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때가 받아들일 때인건지, 누가 부닥닥 제 목구녕에 들이부은 청국장이 시발점이었는지, 이 영상이 워낙에 잘 만들어진 건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그냥 따라보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고집을 꺾을 때니까요. 아, 그리고 번역은 관둔게 아닙니다. 다른 일거리가 생겨서 잠깐 그쪽에 매진하고 있었는데 아마 조만간 다시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번역일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돈만 된다면요.) 이제 제 소식을 마쳐보겠습니다. 오늘 읽은 이야기는 당연히 저희만의 비밀입니다. 또 봐요.

 

<BONUS>: THE CURRY PICS

 

카레를 시작하기 전에는 양배추 볶음밥을 2-3일 먹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먹고 남은 건 저녁에 해치웠어요.
이게 첫 카레인데 이걸 보니까 지금 묽은 카레보다 이정도로 조려서 라구식으로 해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때는 지금보다 재료나 스킬은 부족했는데 저렇게 졸인 점 하나는 마음에 듭니다.
저때 남은 카레로 파스타를 해먹어봤는데 별로였습니다.
이마트 닭가슴살은 쌉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졸이는 형식으로 요리를 했나보네요.
냉장고 정리도 기분이 좋습니다.
바로 묽어지기 시작함. 이때만 해도 집에 사과를 해치우고 싶어서 사과도 넣었는데 갈아넣으면 더 좋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카레와 파마산 치즈 가루는 좋은 조합이 아닙니다. 하지만 새우와 우유는 나름 괜찮았던 것 같기도.
아, 라면도 왠일인지 별로였습니다. 이건 근데 제가 잘못 끓인 문제가 가장 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돈 걱정없이 살던 날의 쇼핑.
이게 아마 마지막 새우 카레였던 것 같습니다.
즉시 닭가슴살.
맛있습니다.
달라보이진 않겠지만 다른 날 찍은 카레입니다.
저 접시는 버려도 되겠네요.
가장 최근 카레 조리 직전샷. 이 사진은 제 휴대폰의 배경화면이 되었습니다.
어제 점심 카레.
오늘 11시와 12시 사이에 먹은 브런치 카레. "브런치 카레"라고 해도 여전히 "카레"로 들리긴 하네요. 이제 보니 어제 저녁은 과자로 해치웠군요.
오늘 저녁 카레. 계란도 해볼까, 해서 넣었는데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당신은 잘 구워진 양파처럼 최고야! 고마워!

 

 

 

 

킁킁킁.

오성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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