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2022. 11. 28. 01:48공지

잠깐.


갑자기 제동이 걸려 적잖게 당황했을 나의 블로그에게,

심각한 건 아닌데 그래도 기록은 해둬야겠어서 몇 자 적는다. 있잖아, 왜. 싸우기 위해서 싸운다던가, 짜증내기 위해서 짜증내는 행동들. 번역을 하면서 이 블로그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같이 시간을 투자했던 과거가 엄청 바쁘고 힘들었거든. 그런데 요즘들어 그저 바쁘고 힘들기 위해서 그렇게 지냈구나 생각이 들어. 더이상 번역이 재미도 없고 매일 비생산적인 번역을 하는 내 모습이 스스로에게 도무지 설득력이 없거든. "번역을 매일 1시간 반 이상 한다"는 약속도, 창피한 진심이나 딱히 내 목소리도 아닌 문구들로 가득찬 번역일지를 굳이 매일같이 올리는 이 블로그의 형식도. 전부. 지금 학업도, 졸업 후의 계획도, 심지어 생산적인 번역에 대한 방법도, 뭐 하나 선명하지 않은데 약속이랍시고 이 블로그에 매일 번역을 올리기에는 내 고집으로 스스로를 갉아먹는 것만 같단 말이지. 그래서 일주일 정도 됐으려나, 잠시 쉬고 있어. 쉰다고 하기에도 뭐한게, 그동안 계속 미루고 있던 일들을 하나씩 해보는 중이야. 정말 90분 번역하느라 못했냐고 물어보면 할 말은 없지만 문제는 번역뿐만이 아니었거든. 몇번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는데 이제 더이상 굳이 내 속살까지 비추는 글쓰기는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다른 문제점들을 적지는 않을게. 그저 내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들을 줄이고 처음으로 우뚝서서 나를 돌아보고 있다고 생각해줘.

나는 왜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이렇게나 서론이 길까. 고쳐지려나?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읽기 편하게 쓰려고 노력은 해볼게. 무튼 그래서 번역을 잠시 쉬고 있어. 내 커리어로서의 번역, 생산적인 번역을 하는 법을 충분히 다시 재정립하고 이 블로그는 또 어떻게 운영할지 정리해서 돌아올게. 요즘 이걸 내려놓고 너무 행복한데 그래도 내 성격에 기한은 있어야겠으니 12월 11일, 내 생일 전에는 어떻게 번역과 글쓰기로(아님 다른 것도 괜찮고) 내 인생을 꾸려나갈지 정리해서 올게. 더 일찍 올지도 몰라.


그럼 조만간 보자,

너의 친구 오성진이

 

 

아, 운동일지는 계속 작성할테니까 돈 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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